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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개방 레드에서 썸머 블루로"...중국 2분기 성장 둔화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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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 개방 레드에서 썸머 블루로"...중국 2분기 성장 둔화 우려 고조

역대 2분기 GDP 하락 패턴,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반복될 전망
전문가들 "정부의 신속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시점" 강조
2025년 4월 8일 중국 베이징의 중심업무지구(CBD)에서 한 남자가 건물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8일 중국 베이징의 중심업무지구(CBD)에서 한 남자가 건물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지난 수년간 반복되어 온 경제성장 패턴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에 '카이 멘 홍(kai men hong·빨간 문을 열다)'이라 불리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후 2분기부터 소위 '썸머 블루'라 불리는 성장 둔화 현상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1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1분기 평균 5.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부과로 인해 2분기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둔화를 예상한다"고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말했다. 또한, "외부 환경이 얼마나 불안정해졌는지를 감안할 때 '썸머 블루'가 장기화되어 가을의 고통이나 충격이 될 위험이 있다. 3분기는 베이징으로부터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큰 자극제가 없다면 2분기보다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올해 중국에 145%의 관세를 부과해 총 관세율이 약 156%에 이르렀다. 중국도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하며 대응했다. 미국은 또한 이전에 미화 800달러 미만의 소포가 무관세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de minimis" 면제를 없애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 전역의 소규모 수출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약 5%" GDP 성장률 목표 달성이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2025년과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5%와 4%에서 각각 4%와 3.5%로 낮췄다"고 13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5.2%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3월의 강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4월에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상당한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위협 외에도 디플레이션과 이익 감소가 추가적인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위축됐으며, 중국 공업 기업들의 이익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이번 달에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은행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고 지급준비율을 낮춰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소규모 대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대 경제학 교수이자 인민대학 경제연구소 공동 소장인 마오쩌둥화는 "소득을 늘리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팬데믹 기간 현금 지급을 통해 국민들을 지원한 경험을 중국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로빈 싱은 "베이징은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과 중국과 미국 간의 경쟁은 중국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하이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의 부소장 발라 라마사미는 "베이징의 행동은 항상 장기적"이라며 "소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 자체에는 여전히 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 붐에 힘입어 베이징의 기술주 개발이 결실을 맺고 있으며, 신용 성장도 고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3월의 새로운 사회적 자금 조달은 5조8900억 위안(약 8066억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600억 위안 증가했다.

리창 총리는 최근 "우리는 충분한 평가를 내렸고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국내 수요 확대를 장기 전략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마사미 부소장은 "중국이 지난해 9월 이후 경기부양책을 통해 거의 즉각적으로 심리의 흐름을 바꾸고 경제를 정상 궤도로 되돌린 사실은 중국 정책의 효과를 보여준다"며 "정책으로 인한 붐이 반복되어 나쁜 여름을 끝내고 올해 황금빛 행복한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