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농업 관료, 브라질리아서 '미국 관세가 남긴 격차' 해소 방안 모색
브라질, 안정적 공급국 위치 확보 목표... 중국, 식량안보 10년 계획 대응 준비
브라질, 안정적 공급국 위치 확보 목표... 중국, 식량안보 10년 계획 대응 준비

브라질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미국 관세가 남긴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브라질의 농산물 수확량 확대와 중국이 기술 및 위생 문제로 최근 28개 현지 공장을 거부한 이후 브라질 도축장의 수출 승인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카를로스 파바로 브라질 농업부 장관과 장즈리 중국 농업농촌부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17일과 18일로 예정된 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중국과 미국 간 전례 없는 무역 갈등 속에서 진행된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미국 대두 농가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농부들은 위대하지만, 그들의 위대함 때문에 무역 협상이나 무역 전쟁이 있을 때마다 항상 중국과 같은 적들과 함께 최전선에 서게 된다"고 트럼프는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은 미국 상품 수입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하며 미국의 관세 전략을 "농담"이라고 일축했다. 아이오와와 미네소타 같은 농업 중심 주의 많은 농부들은 관세로 인한 수출 비용 증가로 사업을 접을 수 있다고 백악관에 경고한 바 있다.
브라질 주재 중국 대표단은 원래 브릭스(BRICS) 실무그룹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했으나, 이번 방문 시기와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행복한 우연의 일치"라고 브라질 관리는 전했다. 브라질은 올해 7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릭스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 대한 중국의 기존 관세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브라질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상승 없이 증가하는 식량 수출을 관리해야 하는 국내 압력에 직면해 있다.
회담에서는 중국의 새로운 농업 개발 10년 계획도 다룰 예정이다. 2035년까지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계획은 농업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 식량 생산의 자급자족 확대, 국내 곡물 및 육류 생산량 증대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표는 장기적인 중국-브라질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브라질 관리들은 이 계획에 대응하는 전략을 개발하려 한다.
브라질 농업부의 전 중국 관계 자문관이자 브라질 국제관계센터 연구원인 라리사 바흐홀츠는 "중국과 미국이 관세를 놓고 충돌하는 상황에서 브라질은 안정적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은 신뢰를 쌓고, 미국과 중국 간 향후 합의가 브라질의 희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흐홀츠는 브라질이 두 강대국이 화해하는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농업은 쉽게 협상 칩이 될 수 있다. 대두와 육류는 브라질과 미국이 대중국 수출에서 많이 겹치는 부문이다. 만약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사도록 압박받는다면, 브라질은 손해를 볼 것"이라고 그녀는 지적했다.
브라질 측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 생명공학, 디지털 작물 관리 등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포함한 전문 지식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또한, 대두와 옥수수를 단순 수출하기보다 국내에서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바흐홀츠는 5월 중국-CELAC 포럼에 룰라 대통령의 방중과 7월 브릭스 정상회담 등 고위급 회담이 긍정적 결과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브라질의 저장 인프라는 여전히 약 1억 2천만 톤의 곡물 용량 부족 등 병목 현상을 겪고 있어, 중국 자본의 투자가 그 격차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