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생활필수품도 못 피한 물가 압박…간장·김·라면까지 올랐다

글로벌이코노믹

생활필수품도 못 피한 물가 압박…간장·김·라면까지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가격상승률 상위 8개 품목. 표=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미지 확대보기
전년 동기 대비 가격상승률 상위 8개 품목. 표=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먹거리 물가 인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계엄 이후 정부의 리더십 공백 사태, 환율 급등으로 인한 원부자재 인상으로 올해 국내 주요 식품업계는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 업체는 40개가 넘는다. 이달에도 전방위적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서민경제에 영향이 큰 생필품 먹거리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체감 경기는 더 어려워졌다.

올해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쏜 곳은 동아오츠카였다. 동아오츠카는 지난 1월 1일 포카리스웨트, 나랑드사이다, 오란씨 등 주요 음료 제품의 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같은 달, ‘대상’도 약 2년 만의 가격 인상 소식을 알렸다. 청정원 마요네즈와 후추, 드레싱 가격을 평균 19.1% 올렸다.

지난 2월부터는 과자, 아이스크림, 빵 등 간식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롯데웰푸드는 2월 17일 건빙과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빙그레와 자회사 해태아이스도 일부 커피·과채음료와 아이스크림 가격을 200~300원가량 올렸다. 파리바게뜨는 2년 만에 제품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고,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평균 5%가량 올렸다.

간편식과 인스턴트 식품 가격도 오름세를 피하지 못했다. 농심은 지난 3월 라면 브랜드 31개 중 14개 제품 가격을 인상해, 대표 제품인 신라면 가격이 95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20여 종과 스팸 가격을, 동원F&B는 냉동만두 15종 가격을 각각 평균 5% 인상했다.
이달에도 외식과 가공식품 전반에 걸쳐 인상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버거킹(1월), 맥도날드(3월)에 이어 노브랜드 버거, 롯데리아, 써브웨이, KFC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외식 시장 전반에서 ‘가성비 한 끼’로 여겨졌던 메뉴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편의점 PB(자체 브랜드) 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팔도가 제조하는 GS25의 공화춘 3종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인상됐고, 이마트24의 아임이 라면 봉지 가격도 550원에서 600원으로 올랐다. CU의 헤이루 속초홍게라면은 1800원에서 195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이외에도 팔도, 오뚜기, 남양유업, 매일유업, 오비맥주 등 가격 인상 행렬이 줄을 이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에서도 올 1분기 식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생활필수품 39개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8개 품목은 모두 식품이었다. 상승률이 높은 순서대로 맛김(20.4%), 간장(10.1%), 커피믹스(7.9%), 고추장(6.2%), 케찹(5.9%) 등으로 나타났으며,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0.1%로 나타났다.

협의회 관계자는 “원재료 상승 등 불가피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하는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내외로 낮은 수준”이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