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유치 ‘실패’…경·공매 25건, 1조원 규모
경기도·인천 등 수도권 물량이 전체 72% 차지
공실률만 무려 41%…일반 물류센터比 ‘2.5배’
경기도·인천 등 수도권 물량이 전체 72% 차지
공실률만 무려 41%…일반 물류센터比 ‘2.5배’

신선식품발(發) 저온 물류센터 공급이 급격히 늘었지만 높은 초기 투자비와 임대료로 장기적인 공실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이 대출을 내준 부동산 PF 사업장 중 물류센터 상당수가 임차인 유치에 실패해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25개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 중이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전체 물량의 72%를 차지한다. 충청도와 경상남도 일부 지역도 포함됐다. 감정평가액은 총 1조원 규모다.
시별로 보면 안성시에만 4개 물류센터가 매물로 나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천시도 두 군데나 된다. 나머지 센터는 용인, 광주, 포천, 광주, 여주, 안성 등 경기도에 각 지역별로 최소 1개 이상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기도권에 물류센터가 무더기 부실화한 배경은 ‘공급과잉’이 지목된다. 최근 몇 년간 소비자 시장에서 마켓컬리 같은 신선식품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재빠른 공급을 위해 저온 물류센터 역시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 업계는 향후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PF에 참여했다. 그러나 저온 물류센터가 급증하면서 공급만 심화했고 임차인 찾기가 되레 힘들어졌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을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수도권 내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무려 41.2%에 이른다. 단순히 개수로 환산하면 전체 100개 중 약 41~42개 물류센터가 ‘빈 깡통’인 셈이다. 참고로 같은 기간 일반적인 물류센터의 공실률은 16.9%에 그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신선식품과 관련한 이커머스들이 급성장하면서 저온 물류센터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일부 저축은행들에서 신규 수익창출을 위해 PF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투자가 됐다”고 말했다.
임차인 유치에 실패한 물류센터들은 시장에서 헐값에 매각되고 있다. 푸드누리 물류센터와 야탑 물류센터 등이 작년 공매로 치러진 부실채권(NPL) 거래 모두 최초 감정평가액 대비 30~40% 낮은 가격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요가 낮은 저온 물류센터의 상온 물류센터 변경 등 스펙 변경이 필요해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
가뜩이나 임차인 유치도 힘든 실정에서 업체마다 요구하는 냉동·냉장 조건마저 제각각이다 보니 결국 부실화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시행사의 채무상환 실패로 시공사가 채무인수 형태로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대위변제 사례도 많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보고서에서 “신선식품 유통 확대에 대한 기대로 저온 물류센터 공급이 급격히 늘었지만, 실제 수요가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를 회수하기 위해 임대료가 높다는 것도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장기적인 공실 사태를 유지하는 주요인이다”라고 밝혔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