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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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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기대 반 우려 반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당초 올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개업 준비가 한창이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최대 성과로 꼽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연내 출범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참여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전산시스템 구축 지연과 의사결정 지연 등의 이유로 연내 본인가를 받기가 어려워 내년 초로 출범이 지연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의 사업 전망은 어떠한가. 한 마디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새롭게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한다는 것은 기대가 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출범이 20년 이상 늦었다. 그래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국내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해서 작게 성공할 수는 있지만 세계시장을 상대로 크게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국내에서도 대중적인 은행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 인터넷 증권사가 크게 성공한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인터넷 증권사는 수수료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해서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전문은행은 경쟁력이 크지 않고, 업무 범위도 한정적이고, 대상 시장도 크지 않다. 그래서 성공하려면 극복해야 할 한계가 많다.
미국은 1995년 세계 최초로 SFNB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영국은 1998년 영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에그뱅크(Egg bank)를, 일본은 2000년에 일본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 ‘재팬넷뱅크’를 각각 출범시켰다. 미국에는 20여개, 유럽에서는 30여개, 일본에서는 8개 인터넷 전문은행을 운영 중이다. 이들 인터넷 전문은행은 일반은행과 똑같은 업무를 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일반은행이 아니라 미니 은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 고객 전체를 타깃으로 하지도 않고 작은 틈새시장만을 노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및 일본은 한국보다 15~20년 이상 앞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출범시켰지만 한국은 규제로 인해 그 출발이 많이 늦었다. 내년에 한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금융당국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공조하여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금융에 대한 규제를 제대로 개혁하지 않으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성공하기 어렵고 한국의 금융 시스템은 글로벌 은행들에 잠식될 수도 있다.
최근 수년 사이에 대부분의 은행과 증권사들이 스마트금융부를 신설하고 스마트뱅킹과 모바일증권거래(mobile trading system, MTS)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스마트금융은 말만큼 스마트하지 않다. 시키는 일만 할 뿐 알아서 하는 일은 없다. 앞으로 금융에는 인공지능 개념이 도입되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내야 한다. 은행과 신용카드 거래 단계는 훨씬 단순화되고 편리해져야 한다. 주식거래 역시 미리 지시해둔 투자 전략에 따라 알아서 사고팔기를 해야 한다.

한국의 스마트폰은 선진국보다 2년 반 늦게 출발했지만 다행히도 세계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처럼 한국의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산업이 출발이 늦어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와 인터넷 전문은행 및 관련 기업들이 함께 노력하면 세계 시장에 우뚝 설 수도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 역시 미국과 중국 기업들에 비해 많이 뒤져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은 있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기준이 많지 않았다. 단순히 가까워서 거래하기도 하고 인맥에 의해 거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에 거리는 문제되지 않는다. 합리적인 평가 결과가 반영되어 고객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즉 우수한 핀테크 기술을 반영해 타 금융기관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새로운 금융의 강자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세계 1위가 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전문기관의 꾸준한 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따라서 기존 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스마트금융시스템을 주기적으로 공정하고 정확하게 평가받고 이를 인정하며 개선하고 첨단 핀테크를 계속 도입해야 할 것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