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자지방의 노인들은 암, 심장질환 및 다른 퇴행성 질환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100세가 넘은 노인들도 건강하며. 80대나 90대의 많은 노인들이 아직도 들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고산지대에 살기 때문에 심장과 폐가 튼튼하다. 대부분 죽을 때에는 어떤 질병도 없이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마을의 고령자 중의 한 분인 부불 할아버지(100세) 집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3명의 딸과 2명의 아들을 두었다. 할아버지는 아침 8시에는 짜이차와 짜파티로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은 낮 12시에 쌀이나 감자, 콩 등으로 만든 전통식으로 식사를 하고, 오후 4시쯤 차를 마시며, 저녁은 오후 7시쯤 간단하게 한다고 한다. 야채와 고기를 가리지 않고 먹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오전에는 매일 1㎞ 떨어진 곳에 있는 교회에 걸어가서 기도를 하고 온 후 오후에는 마을의 나무그늘 밑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의 건강비결을 묻자, 딸은 “아버지의 건강비결은 훈자지방에서 나오는 로컬푸드만 드시고,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사는 것입니다”라고 한다.
그들은 땅이 좁기 때문에 먹는 것이 귀하여 채소나 발아된 씨앗, 감자, 여러 가지 채소 등을 소량 먹고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그들 음식의 상당 부분은 요리를 하지 않고 날로 먹는다. 요리를 하더라도 살짝 요리를 한다. 훈자지방에는 어디에 가나 고목으로 보이는 살구나무와 멀베리 나무가 많다. 살구나무의 종류도 20여 가지가 된다. 훈자지방에서는 살구와 멀베리 나무열매인 오디가 건강과 장수의 원천이라고 알려져 있다.
훈자 노인들은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산다.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고 있다. 노인들은 한가로이 친구들과 나무 밑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평온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노인들은 대개 큰 아들이 모시지만 때로는 딸이 모시기도 한다. 노인들은 가족들과 함께 살며 존경을 받으며 권위가 있다.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노인들의 의견을 따르기 때문에 노인들은 항상 만족을 느끼며 산다. 훈자인들은 그들의 어려운 환경 때문에 오히려 장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깊은 산속의 가파르고 좁은 땅에 살다 보니 먹을 것이 귀하다. 땔감이 없다보니 요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아끼며 먹는다. 자연히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