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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잘못 쓰는 말 '알맞은' '걸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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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잘못 쓰는 말 '알맞은' '걸맞은’

[이재경 기자의 말글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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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겨울 등산은 설경을 보는 데 묘미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은 등산객들이 설경을 즐기기에 ‘알맞는’ 계절입니다." 여기서 ‘알맞는’은 과연 알맞게 쓰인 걸까요?
이를 설명하려면 먼저 동사와 형용사의 어미변화를 알아야 합니다.

‘예쁘다/맑다’란 형용사는 ‘예쁜/맑은’으로 쓸 순 있어도‘예쁘는/맑는’으로 쓸 수는 없습니다.
우리말에서는 형용사를 어미변화시킬 때 ‘-는’은 쓸 수가 없고, 반드시 ‘-(은)ㄴ’을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위 문장에서 ‘알맞다’는 “정도에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입니다. 따라서 형용사 어미변화에 따라 ‘알맞은’으로 써야 합니다.

‘알맞은’을 ‘알맞는’으로 잘못 쓰는 이유는 동사인 ‘맞다’가 ‘맞는’으로 쓰이는 데 이끌려서인 것 같습니다.

“입에 맞는 떡”이나 “맞는 답을 고르시오”처럼 동사의 현재형 어미변화는 ‘는’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동사인 ‘맞다’를 형용사 ‘알맞다’와 결부시켜 동사처럼 ‘알맞는’으로 잘못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형용사 가운데 ‘-는’을 씀으로써 잘못 표기되고 있는 것 가운데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걸맞다’입니다. 방송 등 대부분의 화자들은 ‘걸맞다’의 관형사형을 ‘걸맞는’이라고 씁니다.

‘걸맞다’도 형용사이므로 ‘-는’은 쓸 수 없고, 반드시 ‘-(은)ㄴ’을 써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걸맞은’이라고 해야 합니다.

“산행에 걸맞은 옷차림을 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그런데 ‘아름답지 않는가’일까요,‘아름답지 않은가’일까요. ‘-지 않는/않은’은 앞에 오는 말에 따릅니다.

앞에 오는 말이 동사이면 동사어미인 ‘-지 않는’으로 쓰이고, 앞에 오는 말이 형용사이면 형용사어미인 ‘-지 않은’으로 쓰입니다.

<예1>‘일을 하지 않다’에서는 앞말인 ‘하다’가 동사이므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처럼 동사 어미변화를 합니다.

<예2>‘아름답지 않다’에서는 앞말인 ‘아름답다’가 형용사이므로 ‘ ‘아름답지 않은 여인’처럼 형용사 어미변화를 합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