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송파구, 도로 이어 주택가 지반침하 ‘지하가 불안하다’

공유
0

송파구, 도로 이어 주택가 지반침하 ‘지하가 불안하다’

9호선 공사장 주변 상가도 ‘시한폭탄’… 서울시 “사용에 이상 없다”

▲서울송파구의한다세대주택가에서지반침하현상이나타나주변주민들의불안이커지고있다.
▲서울송파구의한다세대주택가에서지반침하현상이나타나주변주민들의불안이커지고있다.
지난 8월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80m동공(洞空)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서울 송파구의 한 다세대 주택가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 주변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1일 서울 송파구청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백제고분로 주변 건축물 5곳에서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울어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 지역은 지하철 9호선 공사장으로부터 약 50m 가량 떨어진 곳이다.
문제가 발생한 5개 건물 중 5층 다가구 주택 1동의 경우 30cm나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면서 지난 3주 전부터 수평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건물 벽에 금이 가고, 음료수 캔이 한 쪽 방향으로 굴러가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겨울부터 시멘트가 떨어지고 냉장고 문이 저절로 열리는가 하면 샷시가 잘 닫히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대규모 동공이 무더기로 발견된 지 3개월 만에 다시 공사 현장 주변 주택가의 다가구주택 10여채에서도 기울어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지반 침하가 발생한 지역은 지난 8월 서울시가 안전점검을 한 구역과 불과 7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서울시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된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지하철 9호선 918공구(아시아선수촌 삼거리~구 잠실병원)에서 20여m 떨어진 주택가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에 대해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일부 가구는 최대 30㎝가량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보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5일 송파구로부터 보고받은 뒤 지하철 공사와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원인이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시공을 맡은 SK건설 측은 “시의 조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공사 시작 전 2012년 9월 주변 안전점검을 진행했고 실드공법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정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인근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석촌지하차도에서는 지하철 9호선 터널 바로 위에서 80m규모의 동공을 포함해 7개 동공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시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지하철 9호선의 부실시공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터널 공사로 인해 발생한 지하수 유출로 토사가 유실되면서 거대 동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시는 지하철 9호선 공사와 이번 현상의 연관성을 낮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문제가 된 건물은 지하철공사 현장과 인접해 있는 건물이 아니라 한 구역 떨어진 이면도로에 접해 있다"며 "현장 확인 결과, 큰 도로 쪽 건물 여러채가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기울어져 있다는 것은 현재 계측 결과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서울시의 안전점검 방식에 문제점을 제기한다. 이번 지반 침하 발생 지역은 공사 현장과 29m가량 떨어져 있어 시가 지난 8월 조사한 지역(공사장 인근 22m)과 7m 거리에 있다. 시 관계자는 “공사장의 굴착 깊이가 22m이기 때문에 기준에 따라 주변의 도로와 주택가를 조사했다”면서도 “이면도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반침하가 일어난 지역의 건물과 그 주변 건물에 대해 11일부터 12일까지 사용성 안전점검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11일 11개 동의 안전점검에 이어 오늘 시행한 해당 지역의 이면도로에 접해있는 10개 건물은 균열 및 지반침하 등으로 인한 구조적인 중대한 결함은 없어 사용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밀 안전진단업체 선정을 위한 합동회의를 11일에 민원인 등과 개최해 서울시 주관으로 공신력 있는 학회를 선정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되, 안전진단 과정에 시민대표 2인과 송파구청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현재 공신력 있는 학회 선정을 위해 대한토목학회, 한국지반공학회, 한국터널지반공학회 등과 협의하고 있으며 정밀 안전진단업체 선정 후 지하철 공사장 주변의 시설물의 정밀 안전진단을 시행할 계획이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찬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