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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음악으로 기업생산성 높인다...장대성 한국 경영·음악 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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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음악으로 기업생산성 높인다...장대성 한국 경영·음악 연구회 회장

중국의 성인 공자는 음악을 매우 좋아했다. 그는 음악으로 덕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음악이 두뇌 능력을 강화해 읽기와 말하기, 외국어 학습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음악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준다. 이런 음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경영과 음악을 접목하고 좋은 음악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장대성 한국경영‧음악연구회 회장이다. 또한 그는 한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한국사와 경영을 연결하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최근 장대성 회장을 만나 역사 속 경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경영‧음악연구회 회장을 맡고 계시는데, 경영과 음악이 어떻게 연결됩니까.


"가정이든, 학교든, 국가든 조직생활에서 음악이 행동이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조직구성원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사람들 마음도 좋아지고 의식도 좋아집니다. 우리가 가정, 학교, 기업, 군대, 병원 등 국가 전체에 좋은 음악을 많이 확산시킨다면 각 조직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이 좋아져서 훌륭한 경영성과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연구회를 만들었어요. 음악을 소비자들에게 홍보 마케팅 하는 단순한 수단을 넘어서서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주도록 하려고 합니다."

-회장님 이외에 어떤 분들이 합류하셨습니까.

"경영학 쪽에서는 단국대 홍석희 교수, 상명대 홍성태 교수 등 30여명이 참여하고 있고, 음악인으로는 단국대 정꽃님 교수(소프라노), 전 서울시향 바순 수석 연주자, 벨기에에서 색소폰을 배운 최중원씨, 가야금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 받은 유희정씨, 해금연주자 변정혁씨 등 30여명이 합류했습니다. 또 걸그룹 걸스데이를 기획한 박찬재 대표가 참여하고 있는데, 그는 미국 이스트만 음대를 졸업한 데다가 기획 능력이 탁월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경영-음악연구회장대성회장이이순신장군과세종대왕의위대함,한국이앞으로나아갈방향등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사진=박규석기자
▲한국경영-음악연구회장대성회장이이순신장군과세종대왕의위대함,한국이앞으로나아갈방향등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사진=박규석기자


-회장님께서는 본래 경영학을 전공하셨지만 역사와 경영을 접목시키는 것이 상당히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역사와 경영을 접목시키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현재는 과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를 정확히 모르면 현재를 알 수 없고, 현재를 모르면 미래를 알 수가 없어요.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명량'이란 영화를 보면 전투하는 장면만 나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진면목을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함대 운영시스템은 오늘날의 도요타 운영시스템보다도 더 우수했어요. 경영학적으로 접근해 보니 이순신 장군은 400년 전에 이미 도요타 시스템을 구축해 전투에 임했더군요. 그래서 아군의 10, 20배 이상 되는 적을 제압할 수 있었어요. 이순신 장군은 군인이기에 앞서 경영과학자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경영과학이 있었기에 우리보다 1020배나 많은 적을 물리칠 수 있었던 거지요.

옛날에는 포 한 방을 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적을 제압하려면 포 쏘는 간격을 줄여야 했어요. 이것이 준비시간의 축소입니다. 현대 경영에서도 시간 줄이기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400년 전 이를 깨닫고 준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어요. 도요타의 '저스트 인 타임'400년 전에 실현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비저블(Visible) 경영, 즉 눈에 보이는 경영을 했어요. 군수 보급창고에서 물건이 자꾸 없어지니까 아예 문을 개방했어요. 정리정돈을 잘해 놓아 뭐가 없어졌는지 금방 알게 되고, 문을 개방해 숨길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이순신 장군은 오늘날의 경영자와 비교해도 최고의 경영자라 불릴 만합니다."

-역사 칼럼에서 세종대왕을 회장으로 비유하셨는데.


"세종대왕은 인사정책과 100, 200년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탁월한 분이었어요. 세종대왕이 형 양녕대군 대신 세자로 책봉될 때 가장 심하게 반대한 인물이 황희였어요. 황희는 장자상속의 원칙이 무너지니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고, 태종은 이런 황희를 귀양 보냈어요. 그런데 세종대왕은 왕이 된 후 자신을 가장 반대했던 황희를 신하로 불러들였어요. 자신의 즉위를 목숨을 걸고 반대했던 사람을 신하로 임명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결국 황희는 20년 동안 정승을 지냈어요. 세종대왕은 자신을 반대했던 사람도 능력이 있으면 나라를 위해 쓰셨던 것이지요. 이런 세종대왕의 인사정책은 또 있어요. 장영실은 본래 노예였지만, 세종대왕은 장영실의 신분을 바꿔 양반으로 만들어 줬어요. 지금으로 치면 배움이 없는 인물을 미래창조과학부의 서기관으로 발탁한 것이지요.

세종대왕은 위대한 창조가이기도 합니다. 한글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독창적이에요. 중국 문화와 싸우기 위해서 우리의 문화를 창조하신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기전 등 많은 화포를 만들었어요. 최무선의 아들 최해산을 시켜서 화포를 많이 발명했습니다. 이 화포가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과 싸울 때 쓴 화포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일본군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화살과 포로 일본군을 제압했어요. 전 세계에서 복지국가를 처음 만드신 분도 세종대왕이었고 출산휴가를 처음 만든 것도 그분입니다.

세종대왕은 국가조직의 모든 면을 극적으로 향상시켰어요. 예를 들어 훈민정음 서문을 보면 모든 백성이 날마다 쉽게 쓰고자 할 따름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소프트웨어 하시는 분들이 말하는 유저 프렌들리를 세종대왕은 한글을 통해서 600년 전에 실천했어요. 지배자, 지식인이 사용하는 글자가 아니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글자를 만드는 등 고객을 위한 실용주의 철학을 실천한 분이니 최고의 경영자라고 할 수 있지요."

-회장님은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국민들이 자본주의의 개념에 대해 정확히 알도록 교육을 해야 해요. 자본주의가 뭐라고 내놓은 사람이 막스 베버거든요. 독일의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이라는 책에서 자본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막스 베버의 이야기에 따르면 프로테스탄트들이 노동을 가장 신성시하더라는 거예요. 막스 베버가 이 책을 쓰게 된 첫째 동기는 유럽 사회 경제를 분석했는데 구교도(가톨릭교도)보다 신교도(프로테스탄트)가 훨씬 잘살아서 분석을 해보니까 종교 생활에서 원인을 찾아냈어요.

구교도는 부자는 천국에 가기 어렵다는 교육을 많이 받아서 부자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어요. 반면 칼빈은 종교개혁을 하면서 부자 되는 것과 천국에 가는 것은 무관하다고 가르쳤어요. 그는 하느님 뜻에 맞게 사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여기서 노동을 신성하게 보는 문화가 나온 것이지요.

그래서 프로테스탄트들이 천국에 가기 위해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사회지도층이 됐고 여기서 자본주의 정신이 나온 것이지요.

전통주의와 자본주의를 구분하는데 전통주의는 돈 버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의 성취가 끝나면 일을 안 해요. 전통주의로 빠지면 나라가 망해요. 그렇지만 자본주의는 아무리 돈이 많이 쌓여도 계속 일하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돈이 많이 쌓이면 어떻게 하느냐? 미국의 빌 게이츠처럼 가난하고 딱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겁니다. 우리 국민들은 전통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는데 자본주의 교육을 철저히 해서 노인들도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복지비용이 줄어들 거예요.

그 다음으로 창업가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패러다임을 바꾸고 열심히 노력하는 집단은 살아남아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급랭한 일본과의 관계도 장기적으로는 협력관계로 바꾸어야 하고, 국방과 외교적으로는 미국과의 결속을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글로벌이코노믹 곽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