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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 사물인터넷·빅데이터 핵심 기반기술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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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 사물인터넷·빅데이터 핵심 기반기술로 주목

[김인현과 떠나는 공간정보의 세계(3)] 단단한 정(綎)은 거대한 바위를 쪼갠다

정부마저 불법 GIS 소프트웨어 사용…기업들 고통


교통·방송·통신 등 생활 속 거의 모든 분야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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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일은없다는진리를확인시켜준영화'국제시장'
[글로벌이코노믹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이사] 영화 ‘국제시장’ 속의 ‘불가능한 꿈?’

1950년대 부산의 어느 거리. 굵은 뿔테 안경을 쓴 젊은 신사가 자신의 구두를 닦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나의 꿈은 큰 배를 만드는 것”이라고. 아이들은 콧방귀를 뀌며 “아예 우리나라 자동차도 만들겠다고 하지, 그러냐”며 비아냥댄다.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으로, 카메오처럼 등장한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의 젊은 시절 모습을 픽션으로 그려낸 장면이었다.
이 영화는 1930~1940년대에 태어나 대한민국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뚫고 지나온 한 세대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고 정 회장의 꿈이 도드라져 ‘불가능’으로 여겨졌다기보다는 모든 이의 꿈이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던 시절이었다. 경제 부흥을 위한 자본과 자원은커녕, 국민들은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제대로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꿈을 현실로 만든 정주영


그로부터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나라는 세계 조선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얘기할 때, 한 사나이가 무모한 도전에 나섰고,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피와 땀으로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었다.

비단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IT산업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정상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우리나라 GIS 산업의 발전도 그러하다. 20여 년 전 ㈜한국공간정보통신이 국산 GIS 엔진 개발에 나섰을 때, 대다수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말했다. “단연코 불가능하다”라고. 하지만 불과 수년 만에 ㈜한국공간정보통신은 GIS 엔진의 국산화는 물론, 세계 최초의 3차원 GIS 기술까지 선보였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의 3D GIS, 모바일 GIS 기술 등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 동안 상상만으로 꿈꿔왔던 많은 것들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 불가능은 없다. ‘불가능’이 거대한 바위라면, 당신의 도전은 단단한 ‘정(綎)’과도 같다. 단단한 정은 제아무리 거대한 바위라도 능히 쪼개낸다. 실패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당신 주변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당신 말고도 그 사람의 기를 꺾으려 하거나, 그럴싸한 평론만 늘어놓는 사람은 많다. 진한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희망’이라고 부른다.

아직 국내 GIS 시장은 작은 편이며, 기업과 공공기관의 GIS 도입과 활용도 미미한 수준이다. ‘GIS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들 중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예산문제다. 한 마디로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국산 워드프로세서인 아래한글 가정용 버전은 대략 4만원선에 판매된다. 여기에 기본 프로그램인 아래아한글과 표계산 프로그램,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오피스 버전은 40만원 선이다. 기업의 사무자동화용 프로그램으로 40만원 정도면 크게 부담되는 비용은 아닐 것이다. 건축물 설계에 많이 사용되는 외국산 오토데스크(AutoDesk)사의 캐드(CAD) 프로그램은 복잡한 가격정책으로 인해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수백 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3차원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의 가격은 수백 만원에서 수억 원에까지 거래되며, 데이터를 저장하는 DBMS의 경우는 구성 내용에 따라 수십 만원에서 수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

GIS 프로그램이 비싼 이유


국산 GIS 프로그램의 가격은, 2015년 조달청 등록가격 기준으로, 2000만원에서 6000 만원 사이로 책정되어 있다. 여러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도 1억 미만으로 산출된다.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된 국산 GIS 프로그램 ‘인트라맵’의 세트당 가격은 8000만원이다. 국내에서는 비싸다는 오해(?)를 받고 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진국과의 거래에서 적절한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산 GIS 제품의 기술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 해외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정말 궁금해진다. 해외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때는 그 과도한 가격에도 한없이 너그러웠던 마음이, 왜 국내 소프트웨어 구매시에는 그토록 날카로워 지는지.

▲컴퓨터그래픽,캐드,GIS이미지 확대보기
▲컴퓨터그래픽,캐드,GIS
GIS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건 그만큼 그 과정이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위 그림은 왜 GIS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렵고 까다로운지 보여주는 비교표다. 위 그림 속 3개의 원형은 모두 원과 십자가를 담고 있다. 컴퓨터그래픽(CG) 소프트웨어는 이것을 보이는 그대로의 이미지로 본다. 캐드(CAD) 프로그램은 1개의 원과 2개의 선으로 인식한다. GIS 소프트웨어는 점, 선, 면, 폴리곤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1개의 원 2개의 선에서 각각의 점과 포인트의 위상관계를 나타내고, 각 점과 선의 관계로 연결된 면적의 경우에는 하나의 그림에서 수만 가지의 조합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GIS 소프트웨어 개발은 그만큼 어렵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기반 기술의 동원도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합리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왜 대기업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고, 벤처기업의 소프트웨어를 불법적으로 훔쳐 쓸 수밖에 없었을까? 정부에서는 불법적으로 복사하고 사용해도 왜 서로가 암묵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까? 장기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오픈 소스를 활용하거나 타사로부터 그 기술을 구매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을 외면하지 못하고 ‘불법복제’라는 최악의 선택을 내리고 만다. 매우 강력한 국제적 제재 때문인지 해외 제품의 불법복제 사례는 흔치 않다.

불법 복제는 최악의 선택


결국 상대적으로 만만한 국내 회사의 우수제품을 불법적으로 훔치는 방법을 선택하곤 한다. 이러한 불법복제는 해당 피해 기업에게 큰 고통을 안기는 동시에,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미래를 파괴하는 범죄행위다. 몇몇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불법복제와 기술인력 빼가기, 정부의 무단 사용 등 잘못된 관행을 근절하고자 힘겨운 소송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과 먹거리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개발된 GIS 기술은 대체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는 것일까? 가장 폼 나는 활용 사례는 GPS와의 연계를 통한 서비스모델이다. 여기서 GPS기술이란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으로 현재 완전하게 운용되고 있는 유일한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이다.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되었으며 공식 명칭은 ‘NAVSTAR GPS’라고 하기도 한다. 무기 유도, 항법, 측량, 지도제작, 측지, 시각동기 등의 군사용 및 민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유사시스템으로 러시아의 GNSS, 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 등이 있다.

▲GPS위성이미지 확대보기
▲GPS위성
GPS에서는 중궤도를 도는 24개(실제는 그 이상)의 인공위성에서 발신하는 마이크로파를 GPS 수신기에서 수신하여 그 위치를 결정한다. GPS 위성은 미국 공군 제50우주비행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노후 위성의 교체와 새로운 위성 발사 등 유지와 연구 개발에 필요한 비용은 연간 약 7억5000만 달러에 이르지만, 현재 GPS는 전 세계에서 무료로 사용되고 있다. GIS 기술은 GPS와 결합하여 지도 위에 위치를 정하고 통신기술을 통해 관제하기도 하며, 국방에서는 방어와 적진 타격에 활용되기도 한다.

▲공간정보의활용기술이미지 확대보기
▲공간정보의활용기술
또한 GIS 기술은 교통, 방송과 통신, 국토 관리, 재난과 재해, 환경 보호, 시설물 관리, 국방 안보, 물류와 유통 등 우리 생활 속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GIS 기술은 휴대전화, TRS, 위성통신기술, 비콘 등 적용하고자 하는 분야에 적합한 기술로 결합하여 사용한다. 적용 분야에 따라 ‘텔레매틱스’가 되기도 하고 ‘내비게이션’이 되기도 하며, ‘버스정보시스템’이 되기도 한다. 종이지도는 정보시스템과 결합되면서 여러 가지 레이어의 중첩을 통해 더욱 발전된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장소에서든 위치 기반으로 주변의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고, 구글나우와 같은 위치기반 지능형 서비스로 발전했다.

▲공간정보패러다임의변화이미지 확대보기
▲공간정보패러다임의변화
우리나라의 GIS 시장규모는 3000억원 수준으로 GDP의 0.1%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대략 GDP의 3%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지적공사지적연구원의 ‘공간정보산업의 해외시장조사’에 따르면, 2008년 4조 엔 규모였던 일본의 공간정보 서비스산업 시장이 2013년에는 10조 엔 규모로 성장했다. 시장 규모의 77%인 7조7000억 엔을 차지하는 GIS 솔루션 시장과 1조 엔의 디바이스 시장, 1조1000억 엔의 신규 GIS 서비스시장, 7400엔의 플랫폼 시장으로 분류된다. 무엇보다 GIS 솔루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공공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다양한 기술 우리 곁에 성큼


우리보다 먼저 GIS 기술을 도입한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GIS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공간정보통신이나 ㈜지노시스템 등의 국산 GIS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0년 중반부터 대기업과 정부의 불법복제 논란의 여파로 그 성장동력이 상실되고 말았다. 이후 수년간 어려움을 겪던 전문기업들은 작년부터 사세를 회복해 최근 사업 정상화를 이뤄나가고 있다.

그 동안 재난 안전, 원격 탐사, 건설, 환경,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온 GIS 기술은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Big data) 등 새로운 기술의 중추 기반이자 핵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관련 업체들의 기술간 융합모델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고객들의 관심 또한 단독 솔루션보다는 다양한 편리성과 통합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융합형 솔루션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다양한 신기술들이 올해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올 것이라 예상한다.

▲GIS시장현황,김인현,2014,공간정보산업현황소개,한국공간정보통신이미지 확대보기
▲GIS시장현황,김인현,2014,공간정보산업현황소개,한국공간정보통신
젊어서는 세기의 여배우로 명성을 날렸고, 남은 일생 동안은 아프리카 전역을 비롯해 전세계 50여 곳을 누비며 구호활동을 펼쳤던 오드리 헵번, 1993년 직장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던 그녀가 남긴 위대한 한 마디로 이번 호를 마치고자 한다.

▲오드리헵번이미지 확대보기
▲오드리헵번
“불가능한 것은 없어. ‘불가능(Impossible)’이란 단어 스스로가 ‘나는 할 수 있다(I’m possible)’라고 말하고 있으니까.”

/글로벌이코노믹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