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단협' 큰 산 넘으니 이번엔 '내우외환'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최근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국내에선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해외에선 국내 조선업계 관련 부정적인 분석까지 나오면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조선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익성과 유동성 등에 타격을 받아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EBITDA) 비율이 2012년 현재 5.1%로 지난 2008년 11%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OECD는 국내 조선사들의 영업이익 비율이 일본 7.4%, 중국 9.1%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은 국내 1위이자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에게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날 국내 증권가 일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훈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 있지만 절대금리 수준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신용등급 하락 우려 전망은 최근 실적부진 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외 등에서 수주한 금액(수주액)은 198억34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273억6300만 달러보다 27.5% 줄었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에게 맞닥뜨린 산 중에 가장 큰 산은 역시 통상임금 소송 변수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최근 법원(1심)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항소 입장을 세운 상태다. 지난 12일 울산지법 제4민사부(재판장 이승엽 부장판사)이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상여금 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한다'며 낸 임금 소송에 대해 일부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정기상여금 700%와 설 등 명절 상여금 100%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3년치를 소급 적용해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현대중공업의 인건비 부담은 약 4800억원이나 된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항소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은 9개월 만에 임단협 타결과 적자폭 감소 등으로 고무된 분위기였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설 연휴 직전인 17일 기본급 3만7,000원(2.0%) 인상, 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전체 매출액의 44.81%를 차지하는 울산(특수선사업부 제외) 및 군산지역 사업장에 대한 생산을 재개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영업손실 223억원, 당기순손실 379억원을 기록,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적자 탈출'의 청신호 기대가 커졌던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0월 '구원투수'로 기용된 최길선 조선부문 등 총괄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개혁 드라이브가 원가절감 효과 등으로 어느 정도 통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이튿날, 유가하락 등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룹의 역량을 핵심사업 위주로 집중해 나가기 위해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에 이관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며 구조조정에 잰걸음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최근 통상임금 소송 변수 등이 생기면서, 지난해부터 이래저래 악재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