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의원들의 의견수렴이 끝난 보고서가 국회 사회문제 위원회에 제출됐다. 그동안 재계와 노동계는 주당 48시간인 근무시간을 40시간으로 줄이고, 생산성 유지를 위해 초과 근무시간을 늘리는 대신 시간외 수당을 높이는 방안을 두고 서로 갈등을 벌여왔다.
◇ 현재 48시간 유지, '40시간 장려'…진출 기업들, 현실에 안맞는 규정 "최악은 피했다"
베트남 노동사회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노동법 개정 초안을 확정했다. 제출된 초안에는 정상 근무시간의 상한을 주당 48시간으로 정한 기존 규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각 기업들에게 주 40시간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규정을 포함했다.
주 40시간을 관철 시키려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것은 현실과의 괴리 때문이다. 현실은 개발도상국중에서도 아직 중간이하 수준인데 일하는 환경 자체를 선진국 수준으로 억지로 올리려 한 탓이다. 쉽게 말해 능력은 안되는데 과도한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외국계 기업들 중심으로 '주제파악이 안되고 있다'는 다소 심한 표현을 동반이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실을 살펴봐도 무리한 요구였다. 노동사회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서 주 48시간을 시행하는 기업이 약 89.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당 44시간제를 적용하는 기업은 약 3.6%, 40시간을 적용하는 기업은 약 6.8%에 불과했다. 특히 아세안(ASEAN)국가들 대부분은 48시간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올해 초 베트남 노동부에서 조사한 생산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베트남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노동생산성은 싱가포르의 7.2%, 말레이시아의 18.4%, 인도네시아의 43%, 필리핀의 55%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이러한 상항에서 현행 48시간제를 44시간제로만 변경해도 각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약 17%늘어나고 수출액은 200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초안을 그대로 적용했을 경우 삼성 베트남의 경우 최소 월 200만 달러에서, 최대 24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예상됐다.
이미 일부 진출기업들을 중심으로 베트남의 생산성과 임금상승을 고려하면 장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제조사개발생산(ODM)을 중국쪽으로 전환한 것도 같은 이유라는 해석들이 많다.
하노이에서 삼성 1차 벤더를 운영하는 모 대표는 "갈수록 임금을 상승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와 소비진작을 확대하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이 생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속하게 진행되다 보니 오히려 기업들의 탈 베트남을 촉진시키는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근무시간의 변경문제는 노동자와 기업 그리고 정부에 대해 매우 민감한 사항이라는 데 공감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노동 생산성과 경제성장, 기업의 경쟁력 등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기준아래 현행의 근무시간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