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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봄날을 즐겨요~ 생명의 땅, 여수~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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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봄날을 즐겨요~ 생명의 땅, 여수~순천

[글로벌이코노믹=홍정수기자]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 순천만 (사진제공 순천시청)2012여수엑스포 관람을 마친 후 30~40분 정도 이동하면 넉넉하고 풍요로운 순천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의 봄은 풍요롭다. 너른 갯벌은 늘 그래왔듯 수많은 생명을 품에 안아 키우고, 지난 가을 황금빛 감동을 전해주던 갈대군락이 사라진 자리엔 앙증맞은 새순들이 파랗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뿐이 아니다.
천년 고찰 ‘선암사’ 뒷마당에는 곱게 단장한 개나리와 벚꽃과 매화가 상춘객을 맞이하고, 전국적인 규모의 5일장인 ‘아랫장’이 서는 날이면 대로변까지 빈틈없이 들어선 좌판과, 그 사이로 흐르는 인파가 일대 장관을 이룬다.

1박 2일 여수~순천 여행의 순천 코스는 생태관광의 메카인 순천만에서 시작한다. 남해 쪽으로 돌출한 두 개의 반도, 즉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위치한 순천만은 우리나라 제일의 갈대군락지이자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다. 2006년에는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국제습지조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되기도 했다. 순천 시내를 통과한 동천과 이사천이 몸을 합쳐 바다로 흘러드는 S자 수로, 그리고 수로 주위로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은 순천의 상징이요 자랑이다.

▲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낙조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순천만은 세 가지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다. 먼저 대대포구에서 생태체험선을 타고 물길을 따라가며 순천만이 품고 있는 다양한 생명들을 만나는 방법이다. 갯벌에는 짱뚱어, 달랑게, 농게, 칠게, 갯지렁이를 비롯해 다양한 염생식물들이 서식한다. 체험선 두 대가 번갈아 다니는데, 자연환경해설사가 동승하며, 왕복 약 35분이 소요된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 때는 배가 뜨지 않으므로 미리 배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인 갈대열차를 타는 것이다. 갈대밭 사이를 달려 순천이 낳은 두 명의 문학가, <무진기행>의 김승옥 작가와 <오세암>의 고 정채봉 작가의 예술세계를 엿 볼 수 있는 순천문학관까지 다녀올 수 있다. 세 번째는 순천만 탐방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갈대밭 산책과 용산전망대 일몰 감상이다.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가 갈대밭이 끝나는 지점부터 1km가량 야트막한 산길을 올라가면 용산의 남쪽 끝 전망대에 닿는다. 순천만을 담은 대표적인 사진들, 이를테면 황홀한 일몰이나 원형 갈대군락지 촬영 포인트가 바로 이곳이다. 선명한 S라인 물길과 갯벌, 둥글게 군락을 이룬 갈대밭의 조화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전망대까지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일몰까지 보고 내려오면 저녁시간이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근처에는 짱뚱어탕, 오리바비큐 등을 파는 식당은 물론 민박과 펜션도 꽤 있다. 망둥어과의 갯벌생물인 짱뚱어를 뼈째 끓여 체에 거른 후 된장, 시래기, 토란대 등을 넣어 만드는 구수한 짱뚱어탕은 순천 10미(味)의 하나로 꼽힌다.

▲ 낙안읍성 민속마을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둘째 날 일정은 순천드라마촬영장, 낙안읍성, 선암사 순으로 잡아보는 것도 좋겠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은 옛 순천읍과 1960년대 서울 달동네, 1980년대 서울 변두리 모습을 재현한 오픈세트장이다. 황제양복점, 댄디잡화점, 이태리양과점 등의 빛바랜 간판과, 시멘트 담벼락에 적힌 소변금지, 방공방첩 따위 문구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사랑과 야망> <서울 1945> <에덴의 동쪽> <자이언트> <제빵왕 김탁구>와 같은 드라마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졌고, 최근엔 <빛과 그림자>를 촬영 중이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이 1950~80년대로 되돌아가는 시간여행이라면, 낙안읍성민속마을은 조선시대로 떠나는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280여 동의 초가집과 객사, 관아, 동헌 등이 길이 1.4km에 달하는 석성 안에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낙안읍성은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다. 마을을 둘러싼 석성은 처음엔 토성이었는데, 임경업 장군이 군수로 부임하면서 석성으로 개축한 것이라 한다. 마을 안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구경하고 성곽 위를 한 바퀴 걷고 난 후 주막에 앉아 국밥 한 그릇 또는 파전에 동동주 한잔 청해 먹고 나면 두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짚물공예, 길쌈시연, 목공예체험, 농기구체험 등 옛 삶의 다양한 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 안에서 민박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훌륭한 역사교육장이 된다.

5월 셋째 주말인 18일부터 20일까지 '제19회 순천낙안민속문화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임경업 군수 부임 행렬 재현, 수문장교대의식, 낙안읍성 두레놀이, KBS개그콘서트 ‘꺾기도’ 공연 및 팬 사인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낙안읍성민속마을 바로 앞에 지난해 새로 들어선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한국브리태니커 설립자이자 1976년 창간 당시 최초의 한글전용, 가로쓰기 도입으로 잡지계에 새 장을 열었던 월간 뿌리깊은나무의 발행인 고 한창기 선생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급 소장품 6천여 점을 전시, 보관하고 있다. 유물전시실 맞은편에는 단소, 거문고 명인 백경 김무규 선생의 구례 전통한옥을 그대로 이전 복원해 놓았다.

▲ 선암사 원통전 앞 백매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순천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선암사다. 선암사는 우리나라 불교 양대 종파의 하나인 태고종의 본산으로,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위치한 송광사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다. 조선 중기에 세워진 빼어난 자태를 간직한 무지개다리 ‘승선교’, 낮은 칸막이와 시원하게 뚫린 개방감이 특징인 우리나라 유일의 문화재 해우소(선암사 해우소는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214호), 원통전의 모란꽃살문 등 선암사만의 단아한 볼거리가 많은데, 특히 봄이면 원통전, 각황전을 따라 운수암 오르는 돌담길에 매화가 가득 피어나 운치를 더한다. 선암사 매화는 그냥 매화가 아니라 따로 ‘선암매’라고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원통전 뒤편백매화와 각황전 담길 홍매화는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되어 있다. 3월 말부터 종무소에는 선암매의 개화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오직 선암매를 보기 위해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선암사를 찾기도 한다.

순천시가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이 모든 주요 관광지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오전 9시 50분 순천역을 출발해 드라마촬영장, 낙안읍성, 순천만(이상 월~금), 송광사(월요일), 뿌리깊은나무박물관(화, 목요일), 선암사(금요일)를 돌아보고 오후 5시 30분에 일정을 마치는 코스로 요금은 9,500~12,000원이다. 인기가 많은 투어프로그램이므로 예약은 필수다.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요일에는 빨간색 2층 버스를 타고 드라마촬영장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돌아보는 생태탐조투어버스를 운행한다.

주말에는 1박 2일 일정의 에코투어 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드라마촬영장, 순천만, 개랭이마을(숙박), 낙안읍성,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선암사를 돌아보는 코스다. 한편 순천시가 운영하는 시민공영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 ‘온누리’도 일일사용권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다. 순천종합터미널, 순천역 등 시내 주요 지점마다 자전거 터미널이 있어 자유롭게 대여해 이용한 후 어느 곳에서나 반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