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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 연체율 최악...가계 빚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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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 연체율 최악...가계 빚 '폭탄'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 국내은행의 주택대출 연체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장기간 지속돼온 부동산 거래 부진 여파가 빚 상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말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5년 6개월이래 최악의 수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월 0.78%로 상승한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0.79%로 전월보다 0.03% 상승했다. 2006년 10월 0.94%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악화된 것은 최근 부동산 경기부진에 따른 시세 하락 등으로 입주자와 건설사 간의 분쟁소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가 사실상 멈춰버린 부동산시장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집을 팔아 대출금 상환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신규 아파트 분양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집단대출의 자금 사정 악화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부동산 집단대출 연체율(1.84%)은 전월 말(1.80%)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같은 정황에 은행권의 전체 연체율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의 연체율은 지난달 말 1.21%로 전월 말 1.09%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0.89%를 기록한 이후 매월 올랐다. 이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3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49%로 0.17%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은 0.76%로 0.29%포인트 뛰었다. 건설·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선 관련 업종의 현금 흐름이 악화하고 일부 제조업체의 기업회생 절차가 신청된 탓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73%로 0.15%포인트 올랐다. 부동산PF 대출을 제외하면 연체율은 1.44%다. 전월 말 1.33% 대비 0.11%포인트 오른 수치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이 불확실하고 주택·건설경기 부진이 지속할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해 취약 부문의 부실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은행의 적극적인 연체채권 관리 및 정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