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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사립대, 축소‧뻥튀기 예산 7437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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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사립대, 축소‧뻥튀기 예산 7437억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대학등록금 20%가 거품” 지적

"수입은 축소하고 지출은 부풀려" 교묘한 수법
연구소측, 이대 ‘예산 뻥튀기’ 1590억원으로 가장 심각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투쟁이 올 대선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 등록금에 20% 정도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들 대학들은 다음해 예산 편성시 수입은 줄여 잡고 지출은 부풀려 등록금 올리기 위해 꼼수를 부려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등록금 부풀리기로 학교재정에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은 나아지기는커녕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등록금 인상억제 방침으로 등록금 수입이 줄어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하소연하던 사립대학들이 적립금을 늘리고 자산 규모는 계속 키우면서도 교육여건에 대한 투자는 회피한 셈이다.

18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고려대를 비롯해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 20곳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1년 결산’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들은 예산편성시 수입은 5716억원 축소하고 지출은 1721억원 부풀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축소 및 뻥튀기 예산 편성’ 규모는 총 7437억원으로 이들 대학의 지난해 등록금 총액인 3조 7274억원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등록금의 20%에 해당하는 액수가 부풀려진 셈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대학 예산편성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지출항목의 예산은 과도하게 늘려 편성하고 수입 예산은 줄여 편성하는 것”이라며 “이는 근거 없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소 및 뻥튀기 예산편성 규모가 등록금 수입의 20% 달한다는 점에서 등록금의 20%는 예산편성만 합리적으로 이뤄졌다면 징수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화여대는 20개 대학 가운데 축소 및 뻥튀기 편성이 가장 심각한 대학으로, 159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는 수입은 1369억원으로 축소편성하고 지출은 222억원으로 부풀려 편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려대도 수입은 11억원 축소 편성한 것에 비해 지출을 681억원 부풀려 편성해 축소 및 뻥튀기 예산편성 규모가 692억원으로 두번째로 높았다.

축소 및 뻥튀기 예산 편성액은 고려대에 이어 연세대(612억원), 성균관대(535억원), 홍익대(523억원), 건국대(507억원), 한양대(462억원), 중앙대(433억원), 숭실대(402억원), 가톨릭대(305억원), 국민대(258억원), 서강대(219억원), 성신여대(170억원), 동국대(159억원), 서울여대(159억원), 경희대(130억원), 광운대(79억원), 세종대(76억원), 상명대(73억원), 한국외대(54억원) 순이었다.

이들 대학들은 다음해 예산 편성시 수입은 줄여 잡고 지출은 늘리는 방법으로 등록금을 올려온 반면 적립금은 오히려 늘려 자산을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20개 대학 중 2011년 교비적립금이 2010년에 비해 증가한 대학은 15곳이었다. 이중 성균관대가 450억원으로 전년대비 적립금을 가장 많이 늘렸으며 홍익대, 이화여대, 한양대도 각각 323억원, 280억원, 270억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재정 상황이 어려움에도 토지 건물 매입 또는 신증축 등과 관련한 자산적지출이 늘어난 대학도 있다. 연세대는 2010년에 비해 자산적지출을 310억원 늘렸으며 동국대는 293억원, 홍익대 178억원, 숭실대 153억원 늘렸다. 건국대, 국민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는 적립금도 늘리고 자산적 지출도 확대했다.

그러나 적립금과 자산을 늘린 대학들이 교육여건 개선에 대한 투자는 인색했다. 홍익대는 적립금과 자산 확대를 늘린 반면 교원 1인당 연구비, 학생 1인당 기계기구매입비, 학생 1인당 집기비품매입비는 2010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연세대와 한양대도 학생 1인당 기계기구매입비는 줄었으며 건국대는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와 학생 1인당 기계기구매입비가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