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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리 북유럽80일 (11)] 산타 인터뷰, 여름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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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리 북유럽80일 (11)] 산타 인터뷰, 여름 크리스마스

6월15~16일② 산타마을과 오로라 간접체험


로바니에미의 여름 한때에는 아예 해가 지지 않는다. 자정인데도 약간 어스름이 온 듯 붉은기가 보일듯 말듯 하고 그저 내내 낮이다. 완전한 백야가 있는 동안 날씨 앱에는 일출, 일몰 시간이 표시되지 않는다.

산타마을은 시내에서 10㎞쯤 북쪽으로 올라가면 있는데 바로 북극권 초입이다. 북극선을 알리는 북위 66°32’35”라는 숫자가 씌여진 흰 선이 아스팔트 위에 그어져있다. 세계 유명도시까지의 거리를 표시해놓은 목조물도 있는데 도쿄는 있어도 아쉽게 서울은 없다.

산타의 집이 숲속의 자그마하고 낭만적인 집이라고 기대했다가 좀 실망했다.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 위에 세워진 건물들은 계속 확장중이라고 한다. 산타 클로스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 양쪽으로도 핀란드의 유명 자기 브랜드 이딸라 아웃렛와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 숍이 들어서있다. 이들 광고판이 솔직히 감흥을 깼다. 좀 동떨어진 곳에 독립적 사무실을 만들고 보다 은밀한 입구를 만들 수 없었나 아쉬웠다. 하긴 한겨울 하얀 눈으로 쌓여있게 된다면 더 아늑하고 다르게 느껴질 수는 있을 것 같다. 산타클로스의 사무실은 25년 전부터 1층에 마련됐는데 4년 전에 사무실을 확장해 2층으로 옮겼다고 한다.


◇점점 커지는 산타클로스 산업

산타마을이 이곳에 생긴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1927년께 이 지역 라디오 DJ가 “산타는 로바니에미에 있는 산 꼬르바뜬뚜리에 산다”고 말한 것이 퍼진 것이 오늘날 엄청난 관광산업이 됐다. 잘된 스토리텔링 하나가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예다. 산타클로스 스토리는 이미 전세계에 퍼져 있으니 이를 찾아오는 세계 각국 관광객들만 연 3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이곳에 거주하며 6년간 산타우체국에서 엘프(산타를 돕는 요정)로 일했던 한국동포 김정선씨는 “장래를 내다보고 꾸준히 산타 산업을 키워온 핀란드정부의 장기적인 안목이 놀랍다”면서 “조그만 우체국에서 시작한 핀란드 체신청의 마케팅 프로젝트로 27년 뒤 이만큼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1950년, 전후 폐허가 된 이곳을 전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의 부인 엘리노어가 방문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게됐고 ‘루즈벨트 코티지’라 불리는 소박한 오두막은 여전히 산타마을에 보존돼있다. 85년께부터 주변으로 산타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단다. 산타 사무실을 중심으로 대형 식당, 카페, 기념품 숍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나는 마음껏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아기자기한 갖가지 산타클로스 데코레이션과 소품들이 그득해 봐도봐도 흥미롭고 질리지 않는다. 성탄절이 주는 흥분과 기쁨을 여기서는 항상 느낄 수 있다. 연중무휴 열려있는 산타클로스 마을에서 산타와의 만남은 ‘공짜’다. 여기까지 올 수만 있다면 입장료는 안 내고 산타는 만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부대산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산타가 있는 내부 사무실 사진을 찍는 것은 허가되지 않고, 사진을 찍어 판매한다. 사진은 큰것 1장 25 유로, 작은것 5장 30 유로로 팔고 있다. 돈을 더 내면 사진 파일을 USB에 넣어갈 수도 있다.

기념품가게들을 돌다 보면 북극권 도달증명서를 4.20 유로에 파는 사무소도 보인다. 여권에 방문 소인만 찍어주기도 하는데 0.50 유로. 뒤쪽에는 산타가 선물을 배달할 때 타고 다닌다는 순록 농장이 있다. 원주민 사미족들의 천막을 세워놓아 추울 때는 불을 피워놓은 그 안에서 순서를 기다렸다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직접 타볼 수 있다. 물론 12~25 유로의 돈을 내야한다. 눈이 없는 여름철에도 썰매에 바퀴를 달아 달릴 수 있게 해놨다,

산타마을에서 도심쪽으로 2㎞ 정도 내려오면 산타파크라는 것도 있다. 개인사업자가 핵방공호였던 인공동굴에 만든 곳으로 여름철 두 달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장하는데 올 여름에는 6월18일~8월18일 개장이라 아직 오픈을 안 해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워낙 숲에 모기가 많다보니 모기가 없는 곳이라고 홍보를 한다지만 비싼 입장료에 비해서 볼 것이 적어 인기는 크게 없다고 한다.

산타를 찾아오는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면서 로바니에미 시내에는 대형 쇼핑몰도 생겼는데, 이곳을 다녀왔던 이들이 ‘흉물’로 꼽는 곳이다. 안 그래도 장사가 잘 안 돼 숍들은 시내의 다른 곳으로 이사간다는 안내판들을 내걸고 세일에 들어가 있었다.

◇산타클로스 접견 “공식 산타는 절대 1명”

산타사무실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나는 취재허락을 받고 두꺼운 프레스 재킷을 입고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산타클로스 맞은편의 사진촬영기사는 공개하면 안 된다는데 이미 슬쩍 사진을 찍어놓은 터였다.

내부 만은 기대 이상이었다. 산타는 컴컴한 동굴 속 2층의 아늑한 방에 살고 있었는데, 방으로 들어가는 곳에는 거대한 시계태엽이 돌아가는 장치를 해놓았다.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어떻게 크리스마스 이브 동안에 산타가 전세계를 돌며 선물을 나눠줄 수 있느냐는 것인데, 지구의 태엽을 멈춰 지구의 자전을 멈추게 해놓고는 전세계 모든 어린이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스토리를 형상화해놓은 것이다. 방안은 세계각국에서 산타에게 보내온 선물과 편지들로 빼곡했다. 아이들이 그린 산타 그림들도 걸려있고 중국에서 온 물고기 모양 공단천으로 만든 벽걸이 장식품도 눈에 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성수기에는 산타를 만나는 줄이 엄청 길어 채 1분도 얘기를 나누기 힘들다지만, 여름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길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흰수염을 붙이고 털실로 짠 붉은 옷과 양말로 치장한 산타에게 다가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대뜸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를 한 마디 건넨다. 한국에도 핀란드 대사관의 주선으로 예닐곱 차례 방문했는데 작년에도 크리스마스 5일 전 가서 한국 어린이들을 만났다고 자랑한다. 신라호텔에 묵었다며 거기서 사는 곳이 가깝느냐고 묻기에 뉴시스 편집국이 그곳과 매우 가깝다고 알려줬다.

솔직히 이곳 사무실도 지켜야하는데 언제 한국까지 다녀왔느냐, 산타 역할을 몇 명이 나눠서 하느냐고 물어보니 “지금 네가 보고있는 딱 1명”이라고 잡아뗀다. 이건 나름 ‘대외비’라 아무도 확인해주지 않는다. 산타 혼자 일하기 힘들 때는 사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공식 산타는 딱 1명이라고 입을 모아 대답한다.

이 ‘공식 산타’에게 한국인들도 많이 오느냐고 물어보니 “매년 평균 30만명이 이곳에 오고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6주간에만 10만여명이 다녀가는데 한국인 관광객도 1년간 한 200~300명 왔다간 듯하다”고 답한다.

◇벌목공 뒤이은 산타우체국 요정들

산타마을의 또다른 중심은 산타우체국이다. 핀란드 체신청이 직접 관리하는 이곳은 전세계에서 산타에게 오는 편지를 받아 분류하고 답장을 하는 작업을 한다. 이곳에서는 산타모자를 쓰고 붉은 옷을 입은 엘프들이 일하고 있는데 1 유로짜리 엽서를 사서 0.75 유로짜리 우표를 붙이면 세계 어디로나 배달을 해준다. 또 7 유로를 내고 주소를 남기면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의 편지와 달력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한 라디오 DJ가 이곳에 산타가 살고 있다고 방송에서 떠든 후 이곳 주소로 편지를 보내오는 어린이들이 생겼고, 여기서 일하던 벌목공들이 답장을 써주기 시작한 것이 이런 사업으로 발전했단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산타 앞으로 온 편지중 일부를 한묶음에 3 유로씩에 팔고있기도 한데 이건 유니세프 기금으로 기부된단다.

붉은 두건을 쓰고 요정 복장을 한 매니저 까뜨야 떼르보넨이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데, 전세계 어느 우체국에서든 산타를 찾는 편지를 부치면 이곳으로 다 보내준다고 한다. 심지어는 북극선이라는 뜻의 핀란드어 나파피리(Napapiiri), 혹은 그린란드라고만 봉투에 주소를 써도 산타마을에 도착한다고. 또 이렇게만 주소를 써도 이곳에만 도착한다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며 보여주는데 ‘라플란드 파더 크리스마스’ ‘산타 레인디어랜드(사슴 땅)’이라고만 씌여진 것들도 무사히 이곳으로 배달됐다.

덴마크령 그린란드에도 산타우체국이 잠시 생기기도 했으나 지금은 없어진 듯 하고 전세계 하나뿐인 산타의 공식우체국이라고 강조, 또 강조한다. 산타우체국의 공식 소인 역시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만 쓰이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찍어서 우편물을 발송한단다.

벽에 붙어있는 보드에 적혀있는 집계를 보니 지금까지 산타우체국이 받은 편지는 198개국에서 보내온 1억5500만통이다. 하루 평균 3만200통이 도착한단다. 편지를 보내오는 국가의 순위도 매겨져있는데 1위 영국, 2위 이탈리아, 3위 폴란드, 4위 핀란드, 5위 일본, 6위 중국 순이다. 국가별로 이를 구분해 보관하는 거대한 편지함도 있다.

까뜨야에게 물어보니 2011년에만 온 편지가 55만통이고 이중 한국에서 온 것은 4000통 정도란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보내오는 편지들이 많다며 나를 위해 한국에서 보내온 편지들을 가져와 보여줬다.

이렇게 보내오는 편지들 가운데 6~7%의 편지에 답장을 해준단다. 체신청이 매년 심혈을 기울여 주제를 선정해 제작한 공식레터를 20여개 언어로 인쇄해 보내주는데, 이같은 답장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보내는 이의 주소가 정확해야하고, 단순한 선물 위시리스트 따위를 보낸 것은 확실히 배제된다고 한다. 이러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체신청 직원만 45명 정도. 우체국 내에만 5명의 상주직원이 있지만 이러한 작업을 하려면 엄청난 인력이 필요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20여명까지 ‘엘프’를 임시 고용하기도 한단다.


◇누워서 보는 오로라

로바니에미 시내로 다시 나오면 북극권 박물관인 아르크티쿰(Arktikum)에서의 간접 오로라 체험이 압권이다.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이곳은 덴마크건축그룹 Birch-Bonderup &Thorup-woode가 설계했는데 1㎡짜리 1000장의 유리를 이어붙인 투명한 천장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둥근 귀퉁이 마무리는 이글루를 연상케한다. 겨울 밤 추운 날씨에 오로라가 펼치는 하늘 쇼를 오래 지켜보기 어려울텐데, 이런 투명 천장을 통해 오로라를 관람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밤처럼 어두운 3D 상영관으로 들어가면 천장에 오로라 영상을 3분여간 틀어주는데 깜깜한 극장 내부에 누워서 편히 감상할 수 있다. 북극의 이누이트족은 오로라를 죽은 영혼들이 하늘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보고, 사미족들은 여우꼬리가 하늘을 치면서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는데 이를 형상화해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오로라는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안내해주는 김미경씨도 첫 3년 간은 오로라를 보지 못했단다. 오로라도 7년을 주기로 성했다가 사그라지는데, 지난해가 오로라 ‘풍년’으로 그 덕분에 작년 산타우체국의 공식 답변서 내용도 오로라에 대한 얘기였다고 한다.

곳곳에 순록을 소재로한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껑충 뛰는 듯한 순록 모양이 로바니에미의 상징이라 공항에 가면 대형 상징물도 있단다. 순록을 주제로 한 각종 조각품들이 시청사와 도서관 앞 잔디밭에 설치되있는 것은 물론이고 싸리나무 같은 것으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순록형상이 별 설명도 없이 여기저기 서있기에 물어보니, 이곳 미술대학 학생들이 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이 도시는 1944년 나치 독일군에 의해 97%가 파괴됐으나 ‘국민건축가’ 알바르 알토의 손길로 재건됐다. 상공에서 보면 순록 뿔 모양으로 도시가 설계됐다고 한다. 중심가에 있는 시청사와 라피아하우스, 도서관 세 건물도 알토의 작품이다.

관광지에는 순록의 뿔을 손잡이로 이용한 병따개 등도 많이 파는데 순록이 워낙 많아서 숲에 그저 떨어져있는 뿔 조각을 주워다가 가공해 만든 것이란다. 싼 것은 5 유로 정도면 살 수 있다. 순록의 뼈를 다듬어 만든 열쇠고리 등은 좀 더 비싸다. 순록과 순록 뿔을 형상화한 주얼리, 그림 등을 박물관이나 기념품상점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데 역시 많이 보는 것대로 예술도 탄생한다.

◇4개월된 아기 북극곰의 재롱

6월16일은 토요일, 도착 첫날인 전날 갑자기 비가 내려 우중충했던 것과 달리 쨍쨍하게 맑은 하늘이다. 날아갈 것 같다는 기분은 이럴 때 쓰는 말일 테다. 차로 1시간여를 달려 라누아 동물원에 갔는데, 달리는 차에서 보는 푸른 하늘과 이를 배경으로 떠있는 뭉게구름들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곳곳에 있는 잔잔한 호수에 거울처럼 비춰지는 하늘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로바니에미에서 남동쪽으로 80㎞ 정도 떨어진 동물원에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 나온 현지인들로 바글댄다. 주변으로는 아이들 놀이터,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목재 테이블,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는 장소들이 있어 주말 나들이에 제격이다. 현지 슈퍼마켓에서 하는 입장료 할인행사가 있는지 K마켓 풍선을 매단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이들도 많다.

핀란드인 꼬마 여자애가 웃음을 자아낸다. 금발에 청회색 눈을 가진 서너살쯤 된 이 소녀는 동물들 구경은 안 하고 나와 가이드 김미경씨만 따라다니면서 빤히 쳐다본다. 처음 보는 동양인이 더 신기했나보다. ‘동물원 동물 구경하듯 한다’는 말이 이런 데서 나왔구나 싶어 크게 웃었다.

이 동물원은 2.5㎞에 이르는 나무로 만든 트레일을 따라 돌아볼 수 있는데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거기에 펜스와 그물을 치고 조성한 야생동물 공원이다. 동물들이 갇혀있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보다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 살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할까. 때문에 숲속에 숨어 멀리 있는 동물들을 숨은그림찾기처럼 찾아내야한다.

인기를 독차지 하는 대상은 지난 2월 태어나 4개월된 하얀 북극곰이다. 북극곰 부부에게 그동안 새끼가 생기지 않아 고심한 끝에 우리 쪽을 폐쇄하면서까지 공을 들여 태어난 2세다. 아빠곰과 엄마곰을 따로 분리해놨는데, 아기곰은 엄마곰과 산다. 엄마를 따라 뒤뚱거리고 다니며 노는 것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른다.

순록보다 몇 배나 큰 엘크(말코손바닥사슴)가 특히 흥미로웠는데 역시 숲속에 숨어있어 자세히 보기는 어렵다. 아르크티쿰에 가면 박제가 있어 그 위용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동물원에 다른 사슴류와의 크기 비교를 해놓은 그림간판이 있는데 몇 배나 큰 덩치를 자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미경씨는 “순록은 차가 오면 피하기도 하는데 덩치 큰 엘크는 피하지 않는다”며 “600~800㎏ 정도의 무게로 차가 엘크에 받히는 교통사고가 나면 사람이 죽기도 한다”고 귀띔한다. 엘크를 목격하기는 힘들지만 실제 차도에 나와있는 순록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숲과 호수의 나라답게 들끓는 모기를 피해 길가로 나와있는 거라고 한다. 동물원을 관람할 때도 모기가 기피하는 향이 나는 스프레이를 뿌리고 들어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다귀떼처럼 달려드는 모기들을 피할 수 없다. 물려도 그렇게 독하게 가렵지는 않다는데, 나도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야외 구경을 다니다가 몇군데 물렸으나 물린 곳이 좀 부어올라 있어도 심하게 가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라우나 동물원에서의 마지막은 달콤한 초콜릿을 맛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인근에 핀란드의 대표적 초콜릿 제조사인 파제르(Fazer) 공장이 있다는데, 동물원 옆 파제르숍에서 시내보다 20% 싼 가격에 초콜릿을 구입할 수 있다. 이 브랜드는 게이샤 라인이 유명하다고 한다. 포장지가 무민 캐릭터로 된 것들도 있어 선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문화평론가 EriKim0214@gmail.com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