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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운선생 주역강의(15)] 세상에는 정해진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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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운선생 주역강의(15)] 세상에는 정해진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 있어




[글로벌이코노믹=초운 김승호 주역연구가]정해져 있다는 것! 누가, 왜, 언제, 어떻게, 어디서, 정했는가는 차차 생각할 일입니다. ‘정해져 있다’는 개념이 무엇인지부터 따져 보지요.


오늘 우리가 쌀밥을 몇 알 먹었을까요? 이것도 정해져 있을까요? 아기가 우유를 먹었습니다. 정확히 몇 그램을 먹었을까요?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는 먼지 하나하나가 다 정해져 있을까요? 우주 모든 곳에 있는 모든 물질들이 한 점도 틀림없이 다 정해져 있을까요?



이는 지나친 운명(정해짐) 낭비가 아닐까요! 아무리 신이 정해놓기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무한대 모두를 정해놓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아니 모든 것을 정해놓을 방법이 있기나 하겠습니까?



이 문제는 종교나 철학적 문제이기 전에 과학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가? 사실 이 문제는 과학에서 이미 정확하게 풀어낸 내용입니다.

문제를 다시 환기하면 이렇게 됩니다. 우주의 모든 물질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완전히 결정되어 있는가하는 문제입니다.



현대과학의 결론에 앞서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수학자 얘기를 해보지요. 라플라스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나폴레옹의 과학고문이기도 합니다.



이 수학자가 말했습니다. 우주에 어떤 악마가 있어 우주 안의 모든 것에 대해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다면 미래도 완전히 계산(결정)해낼 수 있다고... 악마든 신이든 절대적 존재가 있어 미래를 완전히 알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모든 것이 우주가 생긴 이래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의 마음이나 어린아이의 울음, 가수가 노래하는 것, 개구리의 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 필자의 저술내용, 조폭들의 칼부림 등 모든 것이 마치 영화필름처럼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허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유의지마저 없고, 우주는 정해진 대로 굴러간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주는 이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이 이를 밝혀냈습니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이를 불확정성원리라고 하는데, 하이젠베르그라는 과학자가 20세기 중반에 연구해낸 이론이지요! 불확정성 원리는 미래뿐 아니라 현재조차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지나간 과거조차도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신조차도 어길 수 없는 절대법칙입니다. 네? 신조차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을 수 있냐고요? 그렇습니다. 신도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주사위를 던져 1이 나왔습니다. 다음 번에 무엇이 나올까요? 1 다음의 숫자가 무엇이 될지 정해진 법칙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소위 랜덤하다는 것인데 주사위는 미래의 결과가 자유스럽습니다. 자유란 말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주역에서는 이를 양이라고 말하는 것인 바, 양의 정의 자체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에는 정해진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음양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역은 음양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우주는 살아 있습니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미래가 결정되어 있지 않아서 인생이 의미가 있습니다. 자유의지라는 것은 양의 본성입니다. 우주는 태초에 우연히 생겨났습니다. 즉 자유롭게 저 스스로 태어났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도 그렇구요.



어떤 사람은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된다고... 좋습니다. 그렇다면 신의 뜻은 결정되어 있었던 것일까요? 이는 신도 자유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신이 어느 날 갑자기 결정했다면? 이는 신은 자기 마음조차도 알 수 없었던 것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이든 그 이전이든 정해진 것도 있고, 정해져 있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우주는 자유라는 뜻이지요. 인간의 마음이 특히 그렇습니다. 생명은 그때 그때 사는 것입니다.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지요.



이에 대해 이야기꺼리가 하나 있습니다. 조선시대 때 서산대사라는 신승이 있었습니다. 사명대사라는 분도 있었는데 두 분은 미래를 아는 데 있어 서로 비슷한 실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