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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의 러시아 진출, 정말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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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의 러시아 진출, 정말 안되겠니"

IBK기업은행 현지 연락사무소 4년만에 러시아 철수.
현재 국내은행 중 우리은행, 외환은행, 수출입은행 3곳만 남아,
글로벌 은행들도 줄줄이 퇴장.
제약요건 많고 투자대비 사업성 낮아.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우리나라 은행들의 러시아 진출은 꿈이련가"

국내은행들이 동남아시장을 주축으로 글로벌 영토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러시아 시장의 진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철수 소식만 들릴 뿐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BK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현지 사무소(파견1)를 폐쇄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조준희 기업은행 행장이 러시아를 직접 방문한 후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분석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1년말 현재 국내은행은 32개국에 131개 해외점포(지점 53개, 현지법인 40개, 사무소 38개)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에 해외점포를 둔 국내은행은 4곳으로 우리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수출입은행이 전부다. 현지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현지 사무소로서 연락을 취하는 형태로만 꾸려나가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쪽은 스스로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반면 러시아는 절차도 복잡해 몇 년 내 환경이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철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이 현지 지점을 개설할 때 대부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의 점유율을 높여 수익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우 국가 통제를 받는 대형은행들이 소매금융 시장을 대부분 장악했기 때문에 외국계 은행들의 투자환경은 좋은 편은 아니다.

▲ 지난 2011년 8월18일 우리은행은 아시아계 은행 처음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지점을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현지기업과 현지진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을 지원하고 있다.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지점을 개설 운영 중인 우리은행의 경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멘카에 이미 진출한 '현대차 러시아 공장(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과 관련 협력업체 등 현지진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을 중점에 두고 있다.

러시아 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유는 투자대비 낮은 사업성과 제약요인을 꼽을 수 있다.

"유럽의 큰 시장으로 예상했던 기대감보다 중소기업들도 적고 러시아에서 해외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제약요인도 많아 여러가지 상황이 맞지 않는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글로벌 은행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도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외국 언론 등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9월 프랑스 최대은행 BNP 파리바는 러시아 내 독자적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고 러시아 은행과 합작사를 세우는 것으로 대신했다.

앞서 영국계 바클리에도 2억4300만파운드 상각을 감수하면서 러시아 소매금융 부문을 정리했다.HSBC도 기업금융을 위한 사무소 1곳만 남기고 소매금융사업을 접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한국기업의 진출이 우선되어야만 은행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수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진출 시도가 부진하다고 봐야 한다"며 "금융권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현지 사업조건을 면밀히 따지는 철저한 조사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