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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주목할 선수①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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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주목할 선수① 박태환

▲ 박태환 선수
'성숙한 모습으로 세계新 쏜다!'

4년 전 '마린보이'라고 불린 앳된 소년은 이제 한국 수영을 짊어지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동양인 최초 세계선수권대회 남자자유형 400m 우승', '한국인 최초 올림픽 수영 금메달' 등 늘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아온 박태환(23·SK텔레콤)의 이야기다.

2012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쉼없이 담금질을 해온 박태환은 이제 결전만을 앞두고 있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5차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박태환은 7월1일 프랑스 몽펠리에로 떠나 3주간 조정훈련을 하며 막판 컨디션을 조율한 뒤 21일 결전의 땅에 입성한다.

2008베이징올림픽을 마친 후 4년 동안 박태환은 영욕의 세월을 지냈다.

2009년 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악몽을 겪었고,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부활'했다.

영욕의 세월을 거치는 사이 박태환은 한층 성숙한 선수로 성장했다. 수영하는 즐거움을 되찾았고, 그 때문에 어떤 고된 훈련도 묵묵히 소화해냈다. 체력, 기술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물론이다.
"저도 이제 월드클래스 선수예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서의 목표를 자유형 400m 세계기록 경신 및 2연패로 잡았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결승 7월31일)와 400m(결승 7월29일), 1500m(결승 8월5일)에 나선다.

당초 자유형 1500m에 나설 계획은 아니었지만 이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올림픽자격기록(Olympic Qualifying Time·OQT)'을 넘은 한국 선수가 박태환 뿐이었고, 이에 대한수영연맹이 박태환을 자유형 1500m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좌절과 부활, 박태환의 '영욕의 4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아 3관왕에 오른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세계선수권대회 남자자유형 400m에서 우승하며 자유형 400m 강자 대열에 섰다.

4년전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 국가수영센터. 박태환은 이곳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일궈냈고, 메달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해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듬해 열린 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그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를 가장 먼저 치른 박태환은 예선 12위에 그쳐 결승조차 오르지 못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뀄다. 자유형 200m에서는 준결승까지 올랐으나 역시 결승 무대는 밟지 못했다. 자유형 1500m에서도 결승 진출이 좌절되면서 전 종목 결승행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좌절을 겪은 그는 절치부심했다. 2010년 1월 마이클 볼(50) 코치를 전담 코치로 새롭게 선임하고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박태환의 노력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는 자유형 100m와 200m, 400m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으며 재기를 알렸다. 자유형 1500m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은 아시아 무대여서 '진정한 부활'을 말하는 것은 힘들었다. 박태환이 완벽한 부활을 알린 것은 지난해 상하이세계수영선수권대회였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정상을 탈환하며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자유형 1500m를 완전히 포기하고 상하이에서 '스프린터' 도전에 나선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는 4위에 올라 메달권에 근접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아쉽게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박태환이 부활했다는 사실을 알리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성적이었다.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박태환은 한 달 휴식을 취한 뒤 '자유형 400m 세계기록 경신 및 2연패'라는 목표를 걸고 런던올림픽 대비 담금질에 돌입했다.

▲'세계新' 바라보며 6개월에 걸친 혹독한 담금질

지난해 10월20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런던올림픽 대비 훈련에 돌입한 박태환은 이후 1차(10월20일~12월20일), 2차(1월4일~2월14일), 3차(2월19일~4월15일), 4차(4월30일~6월5일) 전지훈련을 소화하며 세계신기록 수립을 위해 달려 왔다.

두 달 동안의 1차 전지훈련에서 기초훈련과 스피드, 지구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한 박태환은 수영능력 80%를 달성했고, 스피드와 지구력 모두 향상됐다. 체력훈련도 80%를 달성했다. 그는 2차 전지훈련에서 근지구력과 스피드를 높이는데 집중하며 수영능력, 체력 90% 달성과 스피드, 지구력 향상을 이뤘다. 2차 전지훈련 막판 호주 지역대회에 나서 실전 감각도 조율했다.

박태환은 2월 중순 떠나 두 달 동안 치른 3차 전지훈련에서 스피드 및 지구력, 최대근력, 유연성 등 전반적인 영역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힘썼다. 수영능력과 체력을 95%로 끌어올린 박태환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유연성과 잠영 동작에서의 킥 향상에 주력했다.

3차 전지훈련 귀국 후 15일간 한국에 머무른 박태환은 4월19일과 20일 제84회 동아수영대회에 나서 국내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레이스를 펼쳤다.

4월30일 다시 호주로 떠난 박태환은 한 달 동안 훈련을 소화한 뒤 5월말 캐나다,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 실전 감각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훈련의 일환으로 나선 대회에서 기분좋은 기록을 내면서 자신감도 한껏 키웠다.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 권세정 매니저는 "훈련 강도가 아주 높았다. 상하이를 준비할 때보다도 훨씬 혹독한 훈련을 했다"고 강조했다.

굵은 땀방울의 성과는 전반적인 능력에서 드러났다.

전담팀에 따르면 4차례의 전지훈련을 통해 박태환은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와 비교해 근력을 5~7% 향상시켰다. 런던올림픽 대비 훈련 초기보다 유연성이 15.5% 향상됐고, 상하이세계선수권대회 때보다 22.4% 정도 좋아졌다.

▲'모의고사' 성적 보니 런던 목표 '쾌청'

4차 전지훈련 막판인 5월말 그는 캐나다 밴쿠버 UCB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멜제이젝주니어인터내셔널 수영선수권대회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2012 산타클라라 인터내셔널 그랑프리대회에 나서 실전 감각을 가다듬었다.

'모의고사'에서 거둔 성적은 만족스러웠다. 박태환이 목표로 내건 '세계신기록 수립'이 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자신감도 '장착'했다.

멜제이젝주니어인터내셔널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각각 3분44초22, 1분46초75를 기록해 우승을 차지했다. 50m와 100m에서는 22초89, 49초61을 기록하고 2위에 올랐다.

주목할 것은 자유형 400m였다. 3분44초22의 기록은 박태환의 개인 최고기록(3분41초53)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올 시즌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올 시즌 자유형 400m 기록 가운데 박태환보다 앞선 것은 '라이벌' 쑨양(21·중국)이 지난 4월 세운 올 시즌 최고기록(3분42초31) 뿐이었다.

박태환은 산타클라라 인터내셔널 그랑프리대회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자유형 800m에서 7분52초07을 기록,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땄다. 자신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에서 기록한 800m 구간까지의 기록(7분53초04)를 넘어섰다.

자유형 400m에서 시즌 3위에 해당하는 3분44초96으로 우승한 박태환은 자유형 100m와 200m에서도 48초85, 1분46초88을 기록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면서 4관왕을 달성했다.

기록만 박태환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은 아니었다.

박태환은 약점으로 지적돼 온 반응속도와 잠영에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턴 동작도 이전에 비해 깔끔해졌고, 돌핀킥도 더욱 강해졌다. 박태환의 훈련을 전담하고 있는 SK텔레콤 스포츠단의 권세정 매니저는 "볼 코치가 4월부터 킥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는데 성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설렘이 있기는 하지만 베이징 때처럼 크지는 않은 것 같다. 4년 전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룬 다음의 대회여서 부담은 있다"며 "하지만 런던올림픽에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목표하는 것은 세계신기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스타트와 턴이 항상 부족했는데 그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고, 레이스 운영 부분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실전을 치르며 알게 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태환 프로필
▲생년월일=1989년 9월27일
▲신체조건=183cm, 74㎏
▲학력=도성초-대청중-경기고-단국대
▲가족관계=1남 1녀중 둘째
▲주요 기록 및 성적(연도별)
-2005년
3월 제77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 1위(1분50초41 한국新) 400m 1위(3분50초37 한국新)
5월 2005공인기록평가회 자유형 200m(1분50초05 한국新)
7월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예선 20위(1분49초70 한국新)
10월 제86회 전국체전 자유형 400m 1위(3분50초16 한국新)
마카오 동아시아경기대회 자유형 400m 1위(3분48초71 한국新) 1500m 2위(15분00초32 아시아新)

-2006년
6월 2006공인기록평가회 자유형 100m(50초39 한국新) 200m(1분48초82 한국新)
8월 범태평양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2위(1분47초51 아시아新) 400m 1위(3분45초72 아시아新)
12월 도하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 2위(50초02 한국新) 200m 1위(1분47초12 아시아新) 400m 1위(3분48초44)

-2007년
3월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3위(1분46초73 아시아新) 400m 1위(3분44초30 아시아新) 1500m 9위(15분03초62)
10월 제88회 전국체전 자유형 100m 1위(49초32 한국新)

- 2008년
4월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 1위(1분46초26아시아新) 400m 1위(3분43초59 아시아新)
8월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1위(3분41초86 아시아新) 200m 2위(1분44초85 아시아新) 1500m 예선 16위(15분05초55)
10월 제89회 전국체전 자유형 100m 1위(48초94 한국新)

-2009년
7월 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준결승 13위(1분46초68) 400m 예선 12위(3분46초04) 1500m 예선 9위(15분00초87)

-2010년
8월 2010팬퍼시픽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2위(1분46초27) 400m 1위(3분44초73) 1500m 8위(15분13초91)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 1위(48초70 한국新) 200m 1위(1분44초80 아시아新) 400m 1위(3분41초53 한국新) 1500m 2위(15분01초72)

-2011년
7월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4위(1분44초92) 400m 1위(3분42초04) 자유형 100m 준결승 14위(48초86)

-2012년
2월 뉴사우스웨일스스테이트오픈챔피언십 자유형 50m 3위(22초74) 100m 3위(49초65) 200m 1위(1분46초78) 400m 1위(3분45초57) 1500m 1위(14분47초38 한국新)
4월 제84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 1위(1분46초09) 400m 1위(3분47초41)
5월 캐나다 밴쿠버 멜제이젝주니어인터내셔널 자유형 50m 1위(22초89) 100m 2위(49초61) 200m 1위(1분46초75) 400m 1위(3분44초22)
2012 산타클라라인터내셔널그랑프리 자유형 100m 1위(48초85) 200m 1위(1분46초88) 400m 1위(3분44초96) 800m 1위(7분52초07 한국新)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