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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목표는 좋은 직업, 아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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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목표는 좋은 직업, 아님 행복?”

직업은 행복하기 위한 수단…행복을 꿈으로 간직하라


당신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행복을 미루지 말자


은퇴 후에도 자기 적성 따라 ‘봉사 半, 일 半’ 찾아야



▲ 청소년 적성찾아주기를 통해 행복한 삶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강지원 변호사는 “우리 삶의 목표를 훌륭한 직업을 갖는데 둘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문승연 기자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직업을 가지면 행복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 왜 그럴까. 우리가 인생의 목표를 행복한 데 두지 않고 행복을 이루는 수단을 행복으로 착각하고 그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는 지금 여기(Now&Here) 이 자리에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데, 대부분은 행복을 미래에 실현되는 꿈인 양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고 있다. 예컨대 청소년은 대학에 가면 행복할 것이라며 오늘의 행복을 외면하는가 하면, 막상 대학생이 된 그는 미래의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또다시 희생한다. 늘 미래를 위해 오늘의 행복을 계속 희생한다면 언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자, 한 걸음 물러나서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행복은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추상적 관념인가, 아니면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에서 얻을 수 있는 감성인가. 지금 여기의 행복을 주장하는 강지원 변호사(타고난 적성찾기 국민실천본부 대표)를 행복을 상징하는 연꽃이 만발한 세미원에서 만났다. <

편집자 주




■ 적성 찾아주기 통해 행복 강조하는 강지원 변호사(타고난 적성찾기 국민실천본부 대표)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어깨가 축 쳐진 채 공부하는 기계 같은 느낌을 줍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창 젊음을 발산할 나이인데도, 얼굴을 펴고 다니는 청소년들이 없어요. 꿈이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감이 없어서 방황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오로지 스마트폰에만 매달리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의 해맑은 웃음을 앗아간 원인이 무엇인지요?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의 적성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적성은 탤런트, 달란트, 소질, 재능, 특기, 재주 등 여러 말로 쓸 수 있는데, 적성이라고 하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각자 타고난 적성이 있음에도 우리 사회가 그것들을 못하게 하니 청소년들이 행복할리 없지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하고, 하기 싫은 일을 강요받으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이 찾아온다고 해서 방청소를 하면 행복하지만, 낮잠 자고 싶은데 부모님이 청소하라고 하면 싫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사회 분위기가 자녀들의 적성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대학진학을 강요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람 취급을 받지도 못하고, 직장에서 월급도 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85%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안정된 선진국가일수록 대학진학률이 낮다. 네덜란드 15%, 영국 20~30%, 독일 35~40%가 대학에 진학할 뿐 나머지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일선에 나선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의 두 배 이상이 대학에 가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선진국의 청소년들처럼 행복하려면 대학 진학률이 반토막이 나야 한다는 게 강 대표의 주장이다.

-한국인이 유난히 대학진학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회 분위기 때문이지요. 대학에 가고 안 가고는 잘나고 못나고의 차이가 아니라 자기 적성에 따라 선택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학문을 연구하거나 의술‧법률 등을 전공할 사람은 고졸 수준의 지식 가지고는 안 되므로 당연히 대학에 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조리사와 헤어디자이너는 고교 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취직을 해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게 더 중요합니다. 요리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싶은 사람은 대학으로, 요리를 직접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호텔이나 대중음식점에 바로 취직하는 것이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하는 사람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하루 2~3시간 이론공부만 한 아이와 호텔주방에서 월급을 받으며 요리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요리를 잘할까? 세계적 요리사가 되려고 해도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한다며 대학에 보내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여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고, 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의 적성을 찾아줄 생각은 않고 무조건 대학을 보내려고 하는 풍토가 불행의 씨앗이지요.”



-자신의 적성을 찾아 요리사가 됐는데, 대학 나온 사람과의 임금격차는?


“우리 부모들은 이 같은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기(氣)를 쓰고 대학을 보내려고 해요. 1년에 1000만원씩 4년을 감당하려면 부모님께선 등골이 빠지는 고생을 해야 하지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소년 자신이 바뀌어야 하고 그 전에 학부모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교육자들이 교육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국‧영‧수 교과목이 아닌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개발해야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런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사회가 바뀌어야 하고 국가와 기업 등에서도 제도를 바꾸어 임금격차가 사라지도록 해야 해요. 차별 철폐를 넘어 오히려 고졸 후 취업하여 쌓은 4년 경력을 우대하는 제도를 당장 도입했으면 합니다.”

중소기업에서는 현장에서 기계를 제작하는 현장기술자가 절실하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서 기술을 익힌 숙련 기술자와 공과대를 졸업한 사람을 비교하면 숙련기술로는 고졸자가 훨씬 앞선다. 4년 동안 하루 8시간씩 숙련시킨 것과 대학에서 하루 2~3시간씩 연습하고 이론공부를 한 사람과 비교하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가 난다는 게 강 대표의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일탈적이거나 비행에 빠진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다 대학에 가야 하는 것으로 알아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졸자를 취업시키는 게 훨씬 더 유리하고, 혹시 대학졸업장이 정 마음에 걸리면 고졸 취업자에게 대학진학을 도와주면 됩니다. 요즘에는 학점은행제가 발달해 있어 방송대, 사이버대 등에서 못다한 학업을 계속할 수도 있어요. 기업의 입장에서도 고졸을 쓰면 임금도 낮고 자기 전문성을 키워줄 수 있어서 일거양득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에 고졸자가 아닌 대졸자가 몰리는 것도 제도적 문제 아닌가요?


“그동안 9급 공무원 시험에 고졸자가 아닌 대졸자가 지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어요. 9급 공무원 시험에 고교 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행정학과 행정법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해 이를 선택과목으로 돌리고 고교 과정에서 배운 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게 했어요. 이처럼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정말 우수한 인재를 일찍 양성할 수 있는 동시에 더 좋은 건 젊은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어 행복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남의 눈치를 보며 대학에 가다보니 대학을 가도 차별화가 안 되지요. 이런 미친 교육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요?”

-독일이 세계적인 강국이 된 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 덕분 아닌가요?


“그렇지요. 독일의 중소기업들이 전 세계 주요 공산품 부품소재를 장악하고 있어요. 그 원동력이 바로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적성에 따라 중소기업에 취직하기 때문입니다. 고졸자의 65%가 자격증을 따고 취업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유럽 재정위기가 왔는데 다들 독일만 쳐다보고 있는 것도 독일 사회를 떠받치는 중소기업이 튼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이 몇 만명을 소화하기도 하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이에요. 왜냐하면 중소기업은 끊임없이 구인난이 벌어지고 대학생은 구직난이 벌어지는 웃지못할 일이 일어나는 것도 불균형 탓입니다.”

-청소년들이 적성을 찾아서 다양한 진로를 택하게 된다면….


“청소년들이 자기 적성을 찾아서 진로를 택하게 되면 우선 신바람이 나고, 두 번째는 성과가 좋고, 세 번째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휘되고, 네 번째는 다른 생각을 안 하게 되고, 다섯 번째는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므로, 항상 미소를 띠게 됩니다. 적성을 찾아 자기 일에 행복하게 빠지게 되면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왕따나 학교폭력 문제도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지요.”


-사회 풍토를 바꾸기 위해 고졸자와 대졸자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기업들의 서약을 받으면 어떻겠습니까.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기업들이 앞장서서 학력에 따라 차별을 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을 하게 되면 사회 풍토가 바뀔 것이고, 더 나아가 오로지 대학에 진학하는 미친 짓도 사라지겠지요. MB정부 들어서 고졸을 채용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문제는 대기업이나 은행권 등에서 정부의 눈치를 보며 형식적으로 고작 몇 명을 채용하는데 그치는데 있어요. 고졸자를 무조건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성을 찾아서 채용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우리 사회는 전문적으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경우에도 고졸 출신과 대졸 출신의 임금이 다르다. 바리스타가 내는 커피의 맛이 아니라 학력이 임금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다.


“플로리스트, 바리스타 등 취직할 곳이 넘쳐나는데 임금격차가 있으니 모두 머뭇거리게 되지요. 대졸자와 고졸자 4년차의 임금을 같게 하면 모두 자기의 타고난 적성을 찾아서 가게 됩니다. 기업도 단순히 고졸자를 채용할 게 아니라 고졸자의 적성을 보고 채용해야 합니다. 고졸이냐, 대졸이냐 하는 것보다도 이전 단계에서 적성을 찾아가라는 말을 키워드로 던지면 학생들이 저절로 고졸 후 취업하거나 진학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졸 취업을 왜 이토록 강조하시는지요?



“고졸 후 사회에 진출하라는 이유가 있어요. 우리가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에 의해 제3의 세포로 형성되어 태어납니다. 깨알보다 더 작은 세포인데 분열을 해서 늘어나 사람이 되지요. 그런데 세포분열은 20세 전후까지 일어나고 그 후에는 세포가 줄어듭니다. 스무 살이 지나면 뇌세포가 죽어가는 증상을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지요. 손에 볼펜을 쥐고 볼펜을 찾는다든가, 전화기를 들고 전화기를 찾는 것도 그런 현상입니다. 세포 활성화의 절정기가 20세 전후임을 감안하면 그때는 사회진출에 가장 적합한 때이고, 이 때가 일생에서 무엇을 하느냐를 고민할 순간이지요. 그래서 이때에 바로 사회에 진출해서 현장기술을 익히면 평생의 기술이 되고, 직장이 안정되니 결혼도 앞당겨질테고, 그렇게 되면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 노년의 행복도 중요한데요.


“나이가 들면 일거리가 없고, 집 밖에 나오면 갈 곳이 없어요. 뭔가 잘못됐어요. 노인문제도 적성에 따라서 노후생활을 즐기는 데서부터 풀 수 있어요. 자기가 잘하던 일을 가지고 봉사를 하는 것도 행복을 얻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봉사도 무조건 봉사할 게 아니라 자신의 적성에 맞는 봉사를 해야 해요. 중견기업에서 회계를 맡았던 사람이라면 그 노하우를 가지고도 멋진 노후를 보낼 수 있어야 행복하지요. 회계 전문가로서 중소기업에 가 회계 일을 봐주고 나머지 시간은 즐기는 겁니다. 대신에 임금을 낮추고 봉사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면 사회가 밝아지게 되지요.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으면 젊은이의 일자리를 빼앗는데다가 생산성도 낮고 사회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노인은 뭐 해야 하는가 하면 ‘반봉사적 일자리’를 찾아서 반은 봉사하고 반은 돈벌이 하는 일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노인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 전적으로 돈벌이를 하겠다고 하면 그런 노인을 고용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반은 봉사, 반은 용돈이 되는 일자리를 찾게 되면 기업도, 일자리를 구하는 노인도 모두 상생할 수 있다. 따라서 노년의 삶은 우리 인생이 사회에 많은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절반을 봉사하는 삶으로 살아야 한다. 카네기는 ‘인생의 전반부는 획득하고 그 이후에는 갚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노년은 빚을 갚고 보은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기 적성과 경륜에 맞는 일을 하면 노년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어요. 베이비부머들이 갈 곳이 없어 등산만 하는데 그러지 말고 반봉사를 해보세요. 유명한 회사 주방장 출신이라면 동네 음식점에 나가 요리를 가르쳐주면 좋지 않을까요. 제가 변호사를 그만두고 청소년 적성찾아주기 일을 하는 것도 이런 취지에서 하는 일입니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언젠가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취직을 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집을 사거나 사장이 되거나 해도 결코 행복할 수 없어요. 이 모든 건 꿈일 뿐이에요. 늘 꿈을 가지라고 얘기하면서도 우리들 삶의 궁극적 꿈이 무엇인가 생각해본 사람은 드물어요. 대통령이 되겠다, 연예인이 되겠다는 게 꿈이라면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것을 넘어서 궁극적인 것이 뭔지 생각해보아야 해요.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네 꿈은 행복해지는 거야’라고 가르치고, 그 행복을 이루는 수단으로 대통령이 되고, 연예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직업을 갖는 것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지, 직업 그 자체가 행복을 주는 건 아닙니다. 돈 많은 사람이 행복하다면 재벌이 왜 자살을 할까요? 돈은 수단이지, 결코 행복을 전해줄 수 없습니다.”


강지원 변호사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우리의 진정한 꿈은 행복이어야 하고, 우리 삶은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생이라는 고해(苦海)에서 살더라도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는 것처럼 행복의 꽃을 피우면 그 또한 행복하지 아니하겠는가. 행복은 습관이므로, 오늘 행복을 미루지 말고 지금, 여기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 자기 자신을 사랑할줄 모르는 사람이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위선에 다름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