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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한국·터키 FTA 경제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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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한국·터키 FTA 경제 효과는?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한국과 터키가 자유무역협정(FTA) 기본협정 및 상품무역협정에 정식 서명하고 내년 1월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서명으로 터키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미국, 유럽연합(EU), 페루에 이어 9번째 FTA 정식서명 국가가 됐다.

한국·터키 FTA가 발효되면 양국의 교역은 3년 안에 1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터키를 경유해 중동,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9번째 FTA 서명국 ‘터키’


-한국·터키 자유무역협정(FTA) 2년만에 타결
-양국 교역 2~3년내 100억달러로 확대 전망
-농수산물 양허대상서 제외, 농업피해 `미미'

한국과 터키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 서명됨에 따라 국회 비준을 거쳐 이르면 내년 1월 발효될 전망이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은 1일(현지시각) 터키 앙카라에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기본협정 및 상품무역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양국 정부는 국회 비준을 거쳐 내년 1월1일에는 공식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

이번 서명으로 터키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미국, 유럽연합(EU), 페루에 이어 우리나라와 9번째로 FTA 정식서명 국가가 됐다.

터키는 인구 7,370만명으로 유럽 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터키는 2010년 명목 GDP 7,290억달러로 경제규모에서 세계 17위이다. 2010년 경제성장률은 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를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대터키 교역액은 2010년 42억7,000만달러, 지난해 5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터키 FTA 협정 발효시 양국 교역은 2~3년 내 1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난해 수출 50억8,000만달러, 수입 8억달러로 42억8,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32억3,000만달러의 흑자를 낸 2010년보다 10억달러 가량 늘었다.

유럽 재정위기에도 높은 성장을 지속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큰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여겨진다.

따라서 한·터키 FTA 체결은 우리나라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터키는 또 사회보장협정에도 서명했다.

사회보장협정에 따르면 터키에서 체류하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최대 5년간 터키의 사회보험 가입의무가 면제된다. 우리 근로자들의 보험료 부담 감소액은 연간 3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터키 FTA로 투자와 무역이 증가하면 인적 교류도 늘어나기 때문에 사회보장협정은 국민 권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농수산물 악영향 최소화


-쌀 등 민감한 수입농수산물 795개 양허제외
-올리브유 등 194개 농수산물 관세 즉시철폐
-인스턴트커피, 담배등 수출품관세 즉시철폐

터키와 FTA 협정에서 우리 정부는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양허 제외, 관세 부분 감축, 장기 관세철폐 기간 설정 등 예외 수단을 확보해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양허 제외 대상은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분유, 사과, 배, 감귤, 명태 등 주요 민감 농수산물 795개 품목이다.

다른 품목도 관세를 부분적으로 줄이거나 10년 장기로 관세를 없애도록 했다.

수입이 불가피하거나 국내에 악영향이 적은 올리브유, 월계수 잎 등 162개 농산물과 32개 수산물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인스턴트커피와 담배, 라면, 김치 등에 대한 관세도 즉시 없어진다.

신선농산물 원산지는 당사국에서 재배·수확된 것만 인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제3국산 우회수입을 막기로 했다.

설탕과자, 코코아조제품 등 우리의 수출가능성이 큰 가공농산물은 제3국산 재료를 사용해도 특혜관세를 적용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자동차 등 공산품 수출 훈풍


-자동차·철강 등 공산품 관세 7년안에 철폐
-화섬 5년안에, 석유화학제품 즉시 관세철폐
-전자제품 14% 관세 철폐시 수출증가 기대

터키와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함에 따라 7년 안에 공산품 관세가 철폐돼 국내 산업계는 자동차나 철강 등 공산품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FTA가 발효되면 관세율이 10~22%인 자동차와 3~4.5%의 자동차부품, 14% 관세율이 적용되는 컬러TV 등은 7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화섬(4%)·직물(8%)은 5년 안에, 석유제품(3.5~4.7%)·석유화학제품(6.5%)은 즉시 관세가 없어진다.

터키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망한 수출 시장으로 특히 자동차·자동차부품, 석유화학제품, 철강, 섬유 등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은 FTA로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600㏄ 이하 중소형 저가차량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터키 자동차 시장의 구조상 소형차의 직접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관세철폐 연한은 7년이지만 주력 수출품목인 엑센트, 엘란트라 등 소형차에 대해 이행 초기단계에서 관세 폭을 크게 줄이는 '비선형철폐'를 확보해 6년 철폐에 상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0%인 소형차 관세는 FTA 발효 즉시 8.5%로, 발효 1년차에 7%로 줄고 그 다음 해부터는 매년 1.16~1.17%씩 관세가 낮아져 발효 6년차가 되면 관세가 없어진다.

관세 혜택은 자동차 부품에도 해당해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의 터키 현지 생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터키 내수 시장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인접 국가 수출에도 긍정적 효과를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현지에서 연간 10만대를 생산해 이 가운데 70%를 제3국에 수출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터키 시장의 특성상 이 부문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대터키 수출의 12.1%를 차지했던 석유화학은 6.5%인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합성수지(PP, ABS 등) 수출이 늘어나고 중국, 일본 등과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의 섬유시장은 우리나라가 9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해 대터키 섬유 수출은 전년보다 9.6% 늘어난 2억9,800만 달러였다.

주력 수출품목인 화섬장섬유사, 화섬단섬유, 화섬직물, 편직물 등은 5년 안에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자제품은 교역 규모가 크지 않지만 FTA로 관세(14%)가 철폐되면 컬러TV와 냉장고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현재 3,149터키리라에 팔리는 삼성 40인치 컬러TV 현지 가격이 관세 효과로 441터키리라 인하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발전기기 수출시장도 밝다. 터키는 2007~2009년 평균 8억달러 가량의 발전기기를 수입했다.

관세(2.7%)가 철폐되면 320만 달러에 불과했던 한국 발전기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류는 즉시 관세(2.7%) 철폐 품목이다. 이에 따라 2010년 터키 시장점유율(3.4%) 8위를 기록했던 한국 기계류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제품은 우리나라의 터키 수출 물량이 터키 전체 수입량의 2%에 불과하지만 터키의 경제발전 단계를 고려하면 잠재력이 크다.

특히 일본과 경쟁 구도에 놓인 열연강판·냉연강판·아연도금강판 등 판재류에 대한 관세가 인하될 경우 상당한 규모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