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대형유통업체, 납품업체에 추가비용 부담시켜

공유
0

대형유통업체, 납품업체에 추가비용 부담시켜



[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정부 압박에 대형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 판매수수료를 조금 내렸지만, 이를 판촉행사비 등 각종 추가부담을 통해 보전하는 등 횡포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2010년과 올해 계약서를 비교해 본 결과 백화점은 0.5%, TV홈쇼핑은 0.4%, 대형마트는 0.3%의 판매수수료를 인하하는데 그쳤다.

반면 납품업체에 대한 추가 부담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는 개별 납품업체에게 부담시키는 평균 판촉행사비가 2년만에 17% 증가했고, 인테리어비도 8% 올려 받았다.

2009년 이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3대 백화점의 판촉사원 수는 8만명 가량에서 10만명으로 늘었다. 납품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인테리어비 총액도 1천726억원에서 2천688억원으로 급증했다.

대형마트는 백화점보다 더 심해 판촉행사비를 20% 올렸고, 납품업체가 떠안아야 하는 반품액도 40% 가까이 늘렸다.

대형 마트는 납품업체의 상품을 매입해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데, 여기에 더해 납품업체의 매출 중 일부를 판매장려금으로 받아챙긴다.
이마트의 판매장려금률(62개 납품업체 평균)은 2001년 6.02%에서 2012년 9.9%로 뛰어올랐다. 납품업체의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 판매장려금률을 낮춰도 판매장려금 수익은 늘어난다. 그런데 되레 판매장려금률을 크게 높여버린 것이다.

납품업체는 대형 마트에 사원들을 파견해 판촉활동을 도와야 한다. 이 부담마저 크게 늘었다.

2009년 3만명 가량이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마트의 판촉사원 수는 지난해 4만3천명으로 급증했다. 물류비(2천806억원→4천324억원), 반품액(2천335억원→3천609억원) 등도 마찬가지다.

`1 1' 판매, 끼워주기 등의 판촉행사에 들어가는 판촉비 부담은 1개 홈플러스 납품업체당 2억8천만원에 달한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업체의 두 배를 넘는다. 판촉사원 수도 이마트의 3배, 반품액은 롯데마트의 2배를 넘는다.

TV 홈쇼핑도 자동주문전화 연결 비용을 납품 업체에게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중에서는 GS의 ARS비용(ARS로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면서 그 비용은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는 것)이 9천만원으로 가장 높다. CJO는 2009년 1천460만원이던 판촉비를 지난해 4천만원 가까운 수준까지 늘렸다.

결국 대형유통업체들은 판매수수료를 조금 내려받는 대신 납품업체들에게 추가 부담을 줘 이익을 보전한 것이다.

공정위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에 물리는 추가부담 비용이 과하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대형마트 TV홈쇼핑 등은 추가 비용이 대폭 증가했다. 이는대형 유통업체들의 독과점이 심화되면서 계속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판매수수료와 추가부담 비용 수준을 8월 이후부터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수수료 수준에 대한 세부 평가항목을 만들고, 해마다 판매수수료율과 추가부담 비용에 대해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