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칼 바람 부나

공유
0

'금융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칼 바람 부나

25일 김석동 금융위원장, 간부회의서 계열사간 몰아주기 문제 점검 지시
시장 스스로 자정 무능력에 따른 강력한 규제 예고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금융당국이 금융계열사간 퇴직연금, 펀드 등 '일감 몰아주기'를 놓고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 현미경 조사에 착수한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계열사간 거래를 스스로 통제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자정 노력하길 당부했으나 현실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의 계열사로 분리되면서 펀드판매, 퇴직연금 운용 위탁, 회사채·CP 판매 등 '그들만의 리그'는 여전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들의 '몰아주기' 관행을 더 이상 두고볼수 없음을 경고하고 나서 전반적인 문제점에 '메스'를 댈 것으로 보인다.

25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운영 관련 계열사 거래 비중이 각각 50%, 40%에 달하고 펀드 판매 상위 10개 회사는 계열사 상품을 55% 넘게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한 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곳의 현황을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금융권의 칼 바람을 예고한 셈이다. 그동안 시장 스스로의 자정 기회를 충분히 줬지만 자율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강력한 규제 체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대기업 계열 금융사 일감몰아주기는 갈수록 더햇고 롯데그룹의 경우 일감몰아주기가 가장 심각했다.
지난 20일 새누리당 이만우(비례대표)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퇴직연금 관련 자료를 받아 재가공해 분서한 결과, 롯데손보, 삼성생명, 삼성화재, 동부생명, 현대해상, 동부화재, 흥국생명 등 퇴직연금의 대부분을 몰아주고 있었다.

특히 롯데그룹이 경우 계열금융사인 롯데손보에 전체 퇴직연금(누적)의 95%나 '몰방' 했다. 현대자동차는 HMC투자증권에 91%를 밀었다.

물론 금융 계열사간의 거래는 장단점 모두를 갖고 있다.

금융사가 지주사 등을 통해 계열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열사간 거래는 계열 내부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인해 업계 경영환경이 어려운 지경이며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시너지 효과는 상당부분 발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열사간 거래가 너무 과도하다는데 있다. 또한 비합리적인 계열사간 거래는 금융소비자, 시장,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효과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우선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계열사의 이익간 이해상충 등을 꼽을 수 있다.

계열내 금융회사와 일반 회사가 같이 있을 경우 실물 부문의 부실이 금융 회사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또한 산업 측면에서도 새로운 플레이어 진입이 제한되고 선순환구조가 위축돼 산업의 활력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정보를 파악하기 힘든 '펀드·신탁·채권' 등의 판매와 운용과정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스템의 안정적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는가에 대해서다.

계열사간 몰아주기 문제점이 발견할 경우 강력한 제재와 규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진다.

금융당국은 펀드 판매, 위탁매매 주문, 변액보험 및 퇴직연금 운용 위탁, 회사채·CP 인수·판매, 펀드·신탁재산 운용 등 '몰아주기' 현황을 재 점검키로 했다.

또한 시장의 자정 능력 문제도 짚어볼 요량이다.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가 잘 작동하는지, 계열사간 거래를 합리적으로 저정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지 않은지 등 다각적인 검토 등을 정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