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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회장 웅진홀딩스 대표 전격사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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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회장 웅진홀딩스 대표 전격사임 왜?

▲ 4일 웅진 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윤석금회장 여론 무마용 카드,vs 경영권 방어 재시도


[글로벌이코노믹=윤경숙기자]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4일 전격 밝혔다.


이에따라 웅진홀딩스는 윤석금·신광수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신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바뀌게 됐다.



윤회장이 대표이사 된 지 9일 만에 전격 사퇴한 것은 채권단의 거센 반발과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의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타개책으로서 대표이사 자진사임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영권 욕심이 없음을 증명하기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원의 대표자심문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공동관리인 선임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채권단의 반발을 무마해 법원에서 유리한 결정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뒤통수 친 채권단 무마용 = 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윤 회장은 지난주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기존 신광수 대표와 함께 웅진홀딩스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위기에 빠진 회사의 경영주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윤 회장과 웅진 측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채권단의 강한 반발을 샀다. 워크아웃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뒤통수를 친 윤 회장이 경영권까지 행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채권단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채권단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추진하던 '알짜' 계열사 웅진코웨이의 매각을 중단하려는 의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비판 여론도 들끓었다. 경영 실패의 우선적인 책임이 있는 윤 회장이 도리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법정관리 신청 자체가 경영권을 지키려는 '준비된 꼼수'임을 반증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 신청 전날 계열사 두 곳의 채무를 먼저 갚았다는 사실과 윤 회장의 부인이 사전에 웅진씽크빅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자, 모럴해저드 의혹과 함께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윤 회장과 웅진 측은 거듭 책임경영의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호소에 가까운 입장을 내놨으나 채권단의 반발과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사태를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포화가 집중되는 웅진홀딩스 대표직에서 사임함으로써 경영에는 실패했으나 경영권 욕심은 없음을 증명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웅진그룹 관계자는 "책임 경영을 하겠다고 하는 데도 안 믿어주니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 "2선 후퇴로 경영권 방어 시도" = 채권단의 반발과 비판 여론은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의 '생살여탈권'을 쥔 법원의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윤 회장과 웅진 측이 간과할 수 없다는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은 5일 법원에 윤석금 회장의 웅진홀딩스 경영 배제와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 등을 요구하기로 이날 방침을 정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웅진홀딩스 윤석금·신광수 공동 대표이사에 제3의 공동관리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던 데서 강경론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법정관리 대신 웅진그룹을 청산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이 채택하고 있는 관리인 유지(DIP·Debtor In Possession) 제도에 따라 윤 회장은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웅진홀딩스의 법정 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윤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하기 위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채권단의 강경한 태도는 법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윤 회장과 웅진 측은 채권단과의 정면충돌로 강제로 경영권을 박탈당하거나 제3의 관리인이 선임되게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는 대신 신광수 대표를 웅진홀딩스의 단독 관리인으로 선임해 경영권을 방어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단일 최대주주인 윤 회장은 종전처럼 전면에 나서지 않고 배후에서 경영에 관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채권관 관계자는 "웅진측 사람이 관리인으로 임명된다면 배후의 윤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그룹 회장으로서 윤 회장의 지위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에서 윤 회장은 원래 공식적인 직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