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운선생 주역강의(59)]장소가 사람 운명에 관여하는 것이 자연 섭리

공유
1

[초운선생 주역강의(59)]장소가 사람 운명에 관여하는 것이 자연 섭리


[글로벌이코노믹=초운 김승호 주역연구가]그 방에 사는 사람의 운명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잔병이 많아져서 수시로 병원에 다녔고 얼굴은 심하게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웬일인지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실직했다는 것이었지요.

이때부터 싸움의 종류는 여러 가지로 확대되었습니다. 돈이 없다, 왜 집안에만 있느냐, 사람 무시하느냐, 이혼하면 될 것 아니냐, 나가버려... 폭행도 시작되었습니다. 여자의 울음소리는 매일 들려왔습니다. 결국 이 부부는 자식을 하나 남긴채 이혼했습니다.

장소는 이와 같이 사람의 운명에 관여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경상도나 전라도 등 지방마다 사람의 특성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원리입니다. 영토가 다른 타민족 간에는 개성이 더욱 분별됩니다. 이 모든 것이 땅의 작용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땅은 운명의 1/3을 차지합니다. 무서운 일일수도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운명을 개척할 수도 있으니 유용할 수도 있겠지요. 다만 애석한 것은 부유한 사람은 장소 선택이 넓다는 것입니다. 좋은 곳이 어딘지 알고 있어도 갈 수 없으면 무용이겠지요.

물론 부유한 사람이라고 해서 좋은 땅을 잘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좋은 장소라고 해서 반드시 비싼 땅도 아니지요. 좋은 땅은 도처에 있습니다. 잘 살펴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곳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넓은 곳으로 가보겠습니다. 땅의 이론을 너무 집중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혼란스럽고 재미도 없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가롭게 여행하듯 내용을 전개하겠습니다. 필자는 실제로 땅을 살펴보기 위해 종종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공부 삼아, 구경 삼아, 또는 좋은 곳으로 이주하는 꿈도 가져보기 위함이지요.

최근 필자는 남이섬 근방으로 땅을 탐사하러 갔습니다. 전에 한번 봐둔 땅이었는데, 왠지 다시 그 땅을 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땅은 남이섬 선착장에서 자라섬 쪽으로 조금 올라간 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닭갈비 식당이 많은 곳에서 몇백미터 벗어난 지점이지요.

혹시 독자 여러분도 찾아갈 수 있게 자세히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이 곳에 가려면 자라섬으로부터 진입하면 됩니다. 남이섬으로 건너가는 선착장으로부터 상류인데 계속 물길을 따라오면 어촌계 접안시설이 있는 곳이지요. 강가에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가 있으니 강가로 들어서서 걸어서 가면 찾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자라섬을 출발하여 큰 도로를 자동차로 5분 남짓 만에 도달했습니다. 선착장까지는 한참 못미치는 지역입니다. 이 곳에 홀로 동떨어져 있는 닭갈비 식당이 있었는데 한적했기 때문에 필자는 그 곳을 택하여 우선 식사를 했습니다. 중요한 내용이 있으므로 자세히 얘기하겠습니다.

필자는 그 곳에서 술도 좀 마시고 시간을 지체한 다음 식당 여주인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이 동네에 산책할만한 곳이 있느냐고... 여주인은 간단히 대답했습니다.

“없어요!”

냉정한 대답이었습니다. 필자는 다소 민망해졌지만 술을 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시 물었습니다.

“저, 사장님, 지금 운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잠시 걸을 수 있는 곳이면 됩니다. 저 뒤쪽은 산인 것 같은데...”

여주인의 냉정한 대답이 돌아왔지요.

“그 곳에 가는 길도 없고, 논밭 뿐이예요!”

“아, 그렇습니까? 그럼 산책할 곳이 전혀 없나요?”

필자는 아무 곳이나 경치가 없어도 걸을 수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곳엔 산책할 곳이 없습니다!”

여자는 냉정 일변도였지요. 필자는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전면이 보였습니다. 강 쪽으로 나가는 방향이 틀림없어 보이는 곳에 집 몇채가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속으로 됐다 싶었지요. 저 쪽에 틀림없이 강가로 나가는 통로가 뚫려 있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미 확신하고 있는 내용을 가볍게 물었지요.

“저 쪽으로 가면 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여자의 답변은 벽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강 없습니다!”

이 동네에서 오래 살고 있는 토박이의 대답이었지만 필자는 그 곳으로 나가면 반드시, 절대로, 확실하게 강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자라섬에서부터 강을 좌측에 끼고 선착장까지 와서 차를 되돌려 이번에는 강을 우측에 두고 올라왔던 터라 그 사이 강이 사라질 리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 때 필자의 마음 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남이섬을 두르고 있는 물은 강이 아니고 호수일지도 모른다고... 당초 강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자가 ‘강 없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은 당연할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강은 강이고 호수는 호수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필자는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은 ‘저 곳에 호수가 있는 것 같은데요’였습니다. 하지만 호수도 아니고 강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그냥 물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