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슬림이 이끄는 남미 최대 통신기업 아메리카모빌은 40억유로를 투자해 네덜란드 통신업체 KPN의 지분 28%와 오스트리아의 텔레콤오스트리아 지분 23%를 인수했다.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이 여파로 슬림이 보유한 텔레콤오스트리아와 KPN의 지분 가치가 각각 42%, 46% 날아간 것으로 추산했다.
아메리카모빌이 KPN에 30억 유로 등 올해 유럽에 모두 39억5000만유로를 투자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보면 나머지는 텔레콤오스트리아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슬림은 KPN과 텔레콤오스트리아의 주가가 각각 46~47%(시가총액 기준 18억 유로) 하락해 투자 원금의 절반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 비엔넨스톡 번스타인 선임 애널리스트는 "세계최대 부자 슬림은 잃은 돈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PN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유럽에서 가장 낮은 4배에 불과해 반등 잠재력이 크다며 슬림의 유럽 통신시장 투자는 시장다변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통신, 광산 등 멕시코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슬림 회장은 지난 4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해 승지원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