耳目見聞爲外賊 情欲意識爲內賊 - <菜根譚> 前集 79 / 洪自誠
귀와 눈으로 보고 들음은 밖으로부터 적이요, 이끌리는 정과 욕망으로 남을 의식함은 안에 든 적이라.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왜 이렇게까지 멍청해졌느냐고 반문하면, 열이면 열 발끈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보가 넘쳐나는 최신식의 첨단을 산다고 자부할 테니까. 그럼 얘기를 조금 바꾸어 옛날 사람들은 다 알았고 실천했던 걸 요즘 사람들은 왜 모를까요? 라고 정중하게 여쭤보면 뭐라 답할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왜 이만큼까지 멍청해졌을까? 세상에서 살아남는 필요를 얻으려면 그 방법 곧 술수만 있으면 되었지, 무엇이든 하필 그렇게 된 까닭까지 이해해야 할 여유도, 사실상의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넷을 열면 방법들만 수두룩하다. 어떻게 하면 예뻐지고, 뭘 먹으면 초콜릿 복근이 되고, 어디 가면 뭐가 맛있고…. 친절하기 그지없다. 그 친절의 이면은 공생 같아 보이는 공멸의 궤도가 선명하지나 않은지.
깃발이 펄럭인다. 고지가 저기다. 그것이 날마다의 이슈다. 옛 장수의 진지는 아날로그보다 더 적나라한 피의 격전이었으므로, 사람의 생과 사가 고스란해서 그 사람이 우선시되지 않고선 싸울 명분조차 없었다. 그리고 적이 누군지 분명하다. 허나 현대의 전쟁은 유명 메이커 아이스크림을 먹다보면 살그머니 녹아들어 사람은 어느새 사라지고 방법이 제시하는 대로 주머니를 즐거이 털리고 기꺼이 죽어준다. 그러니 보이지 않는 몸속 장부들에 마음에 무엇이 알게 모르게 더께 지는지 까닭 같은 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대중이란 어쩌면 이세계의 1%에 의해 조종되는 유닛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