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세상이 타락하면 성인(聖人)이 나타나 교화하지요. 모름지기 성인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무위로 처신하기 때문에 사람이 교화됩니다. 환인(桓因. 太一의 빛이라는 뜻. 한민족의 하느님. 실질적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자)께서 홍익(弘益.인간을 널리 이롭게 함)하라 이르심을 실행하는 것이 성인이 할 바이지요.”
“우리민족의 건국이념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인데, 정말 이 위대한 민족정신을 모두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국민을 위한다는 지도자들은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서영은 갑자기 처연한 표정을 짓는 그의 심중이 홍익의 도가 실현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해서라 지레 짐작하고 말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문득 한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자세히 말해줄까 하다가 이야기의 맥을 끊는 것 같아서 기회가 있으면 다음에 말해주기로 하고 대답했다.
“안타까운 일이오. 말끝마다 국민을 위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인, 이웃을 위한다는 자선사업가나 하늘을 받들고 사람을 바르게 교화한다며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하는 종교인들.........그들은 진심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서 자세히 보면 협박도 마다하지 않소. 다 제 이익을 위하는 것이지요.”
“長不畏威(장불외위) 則大威至(적대위지)
오래 위협하면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업신여기고 반항한다.”
국민이 굶주리는 것은 거두어들이는 재물이 많아서다.
民之難治(민지난치) 以其上之有爲(이기상지유위) 是以難治(시이난치)
국민을 다스리기 어려움은 (위정자 또는 위선자가 억지로 위하는 척) 위하기 때문에 다스리기가 어렵다.”
라고 하였소.
“정말 사심이 없이 나라를 위하고 홍익하는 사람이라면 드러내놓고 대중 앞에서 들으란 듯이 자신을 내세워 외치지 않습니다. 말없는 가운데 행동으로 보여주어 국민들을 저절로 감화시키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나중에 결국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됩니다.”
“太上不知有之(태상불지유지) 親而譽之(친이예지)
가장 뛰어난 지도자는 (잘난 척하지 않고) 몸소 실천하여 사람들이 그를 가깝게 여기고 칭송하며,
其次畏之(기차외지) 其次侮之(기차모지)
그 다음가는 지도자는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고, 그 다음가는 지도자는 (사람들이) 그를 업신여긴다.”
하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