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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59)] 제5장 섹스와 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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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59)] 제5장 섹스와 道

(59)

“그럼 천지만물은 신이 만든 것이 아니겠네요? 아 참, 영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호킨슨 박사가 그랬다더군요. 만물은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무에서 어떤 물리적 작용에 의해서 창조되었다고”
“그렇소! 신은 창조 이후에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다만 무라 한 도는 누구의 자식인지 알 수 없다고 노자가 말했지요. 아무튼 음양의 결합에 의해 만물은 태어났으므로, 인간을 비롯해 일체 생명체는 그 내림을 그대로 받아서 암컷과 수컷이 결합해 자식을 낳게 돼있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그럼 남녀의 성관계는 도를 행하는 것이겠네요?”

“그렇소! 가장 순결한 도를 행하는 것이오.”

“네-에! 바위를 조각해서 남녀 성기를 만들어놓은 것은 도를 상징하는 것이군요! 여성의 성기는 음이고 남성의 성기는 양........그래서 자식을 낳고.”

“그렇소. 도가 음양의 이치로 천지만물을 창조한 현상을 재현해놓은 것이지요. 천지만물이 음양합덕으로 탄생되었으므로 그 탄생물인 암컷과 수컷은 그 음양의 이치대로 결합해서 자식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식을 낳는 곳이 어딥니까? 바로 여성의 자궁이지요. 인간은 소우주이므로 여성의 자궁은 넓은 의미에서 천지만물을 생출 시킨 우주적 자궁에 해당됩니다. 노자(老子)가 말한 현빈(玄牝.현묘한 암컷)이 바로 그 뜻입니다. 따라서 여성의 자궁은 숭배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그런 조각상을 해놓고 숭배하는 것은 미신행위가 아닐까요?”
“서영 씨는 무엇을 미신이라 생각합니까?”

“그야..........?”

“미신이란 신의 이름으로 사람의 마음을 미혹시키는 것이지요. 눈에 보이지도 증명할 수도 없는 상상의 신을 인간 스스로 설정해놓고 그것에 종속되는 행위가 바로 미신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여성의 성기를 숭배한다는 것은 정말 여성의 성기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천지만물을 탄생시킨 도의 세계를 숭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남녀성기를 조각해놓은 그 바위덩어리는 관념이지 실존의 세계가 아닙니다.”

“듣고 보니 이해가 갈 듯 하군요.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우주본성은 도이고, 도는 지극하고 순수한 사랑입니다. 따라서 성행위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 말씀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성행위수행이란 말은 아직은 좀........?”

“그럴 것이오. 그 분야를 공부한 적이 없을 테니........어찌되었건 종교의 하나인 밀교가 섹스수행법을 전승시켰지요. 그 까닭을 단순한 논리로 추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밀교는 힌두와 원시불교라 할 민간신앙을 동시에 수용한 종교인데, 대승불교를 태동시켰지요. 그런 종교가 수행의 시각에서 일체 존재물의 육신이 업을 머금고 번뇌를 일으키므로 순수 우주본성에 회귀하자는 데서 색스수행법을 수용한 것이라 할 수 있어요.”

“말씀 다 옳아요. 그래도 섹스로 어떻게 본성에 회귀할 수 있겠어요? 쾌락을 탐하는 자들의 변명 같아요. 우리 철민이처럼..........!”

“그렇지가 않소! 순수한 사랑으로 행하면 말초신경적인 쾌락의 의미가 아니라 지순한 사랑의 쾌락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은 음양이 화합한 채 완전 무아에 들 수 있으므로 비로소 도에 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섹스수행을 추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도교에서도 성도인술이란 것이 있어요. 탄트라와 같은 의미로 전해지는데 정신건강과 육체적 건강을 함께 지향하는 수련법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