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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하우스푸어 지분매각제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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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하우스푸어 지분매각제에 관심 집중

[글로벌이코노믹=이성호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하우스푸어 구제책을 위한 밑그림 작업이 한창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실현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하우스푸어는 주택은 소유하고 있으나,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인한 고통과 주택매각도 곤란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계층을 말한다.
이에 박 당선인은 과도한 부채상환 부담을 안고 있는 주택보유자를 위해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분매각제는 하우스푸어가 소유한 주택의 일부지분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매각한 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계속 거주하는 제도다.

하우스푸어로부터 지분을 매입한 공공기관은 지분을 담보로 해 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또 공공기관은 하우스푸어로부터 매입 지분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받아 이를 투자자에게 이자로 지급하고 운영비를 충당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한 바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무조건 정부가 나서 개인 채무자를 위한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우려감을 표명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국정감사 이후 국회 등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자산매입 확대 정책은 주택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MBS 등의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으로 ‘매입 후 임대’ 등의 하우스푸어 지원정책과는 성격이 다르다.
하우스푸어 지원을 위해 재정을 투입해 주택을 직접 매입하는 문제는 전반적인 주택가격 동향이나 금융권 부실화 가능성, 재정투입에 따르는 부작용 등을 감안할 때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즉 정부·공공기관이 개입하는 전면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는 박 당선인의 강한 실행의지로 상황이 많이 달라진 상태다.

지분매각제 추진을 위한 새정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실현을 위한 걸림돌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생계형 주택담보대출이나 하우스푸어의 정의가 확립돼 있지 않아 지원대상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발생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원대상을 임의적으로 설정할 경우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차주들의 반발과 대상 확대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주택 투자에 대한 자기책임이 있는 하우스푸어를 지원할 경우 집 없는 서민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등 지원의 우선순위와 형평성 측면에서의 논란도 불가피하다.

여기에 캠코는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정리와 부실징후기업의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으로, 주택의 매입·임대 등 주택관련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주택관련 공공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하우스푸어 지원에 적합한 기관인지도 따져 봐야 한다.

재정이 투입될 경우 금융권이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재정이 활용돼야 한다는 손실부담의 원칙과 맞지 않고, 도덕적해이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아울러 당장 주택이 경매 처분될 위험에 놓인 차주들을 대상으로 장기, 저리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일시적으로 차주의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는 있겠으나, 차주는 주택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

반면, 계속 임대료 부담을 져야 하며 임대료가 연체되는 경우 퇴거해야 하는 등 차주의 주거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차주의 주거안정측면을 강조해 매입가격을 높이고, 임대료를 낮게 책정하는 경우 재정부담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고, 주택가격 하락시 재정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인수위는 수정·보완을 꾀하고 있는 상태로 금융당국 등 관계부처에 구체적인 실현 방안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안 된다고 만 하지만 말고 실현 가능하도록 긍정적인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한편, 캠코 관계자는 “현재 지분매각제와 관련해 캠코가 따로 구상하거나 계획한 사안은 없다”며 “인수위와 금융당국이 조율을 통해 해법이 제시되면 이에 맞춰 후속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