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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64)] 제5장 섹스와 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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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64)] 제5장 섹스와 道

(64)

“그러므로 도를 얻지 못하여 넘어지고 자빠지는 운명의 고통에 빠져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잘못됨을 개달아야 한다. 깨달아서 그것이 후일에 닥칠 재앙을 생각하고 발광하는 마음이 고요해지도록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는데, 솥의 물이 끓지 않을 수 없고, 물이 끓으면 뚜껑은 열리기 마련인데 이럴 때는 어찌합니까?”

이번에는 그녀가 비유를 들어 물었다. 그는 마땅한 비유로 질문하는 그녀가 대견해 이윽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지피는 불은 업의 본색, 끓는 물은 발광하는 마음, 뚜껑은 욕망의 문을 닫으려는 의지니........참 잘 질문했소! 물이 끓는데 억지로 뚜껑을 누르면 폭발하기 마련이오. 마찬가지로 발광하는 마음을 의지만으로 억지로 누르려하면 스트레스, 분노, 신경질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안함만 못하지요.”

“형님, 제 말이 그 말이에요! 명상을 할라치면 온갖 잡생각이 다 나고, 그 때문에 짜증나요!”

최철민이 할 말이 바로 그거였다는 듯 즉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럴 때는 발광하는 마음을 측은지심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된다. 가령 미운 마음이 발광하거든 미워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을 측은하게 생각하면 어느 듯 자신이 측은해져서 마음이 고요에 머물러 업은 자연히 자취를 감추고 즉시 도의 본색이 드러난다.”
“네, 그래서 오늘 산에서 말씀하셨군요. 자신을 잘 관찰하라고......! 특히 마음은 오장에서 일어나므로 미움, 분노, 비애, 근심, 두려움, 희비가 있거든 오장을 관찰하라 하셨는데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최서영은 최철민이 말하기 전에 먼저 응답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 듯 의문 어린 사유의 눈동자를 초롱초롱 빛냈다. 그런데 최철민은 흠칫 놀란 눈을 휘둥그레 떠서 묘한 웃음을 흘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아니 오늘 두 분이 등산을 함께 가셨어요?”

“얘는 엉뚱한 질문은.........그래 갔었다! 왜?”

최서영은 한창 새로운 지식을 깨닫고 있는 중인데 분위기를 바꾸어놓으려는 동생이 얄미워서 대들듯 말했다. 머쓱해진 최철민은 뜨끔한 표정을 지었다가 또 묘한 웃음을 입가에 흘렸다. 그는 그런 남매를 별 뜻 없이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심중의 생각을 다 말해주는 것이 옳다 싶어 다시 입을 열었다.

“서영 씨, 오늘 낮에 산에서 보았던 자연은 참 아름다웠지요. 하지만 마음이 사라지면 자연도 함께 사라지고, 마음이 동하면 자연이 다시 나타납니다. 그리고 자연은 도로부터 태어나 도의 세계로 돌아가지요. 무(無)에서 유(有)가 나오고, 유는 무로 돌아가는데, 이렇게 유무(有無)가 끊임없이 순환하니 유무는 결국 같습니다.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인 셈이지요.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이 돌고 돕니다.”

“그러니까 그놈의 마음을 고요하게만 머물게 할 수 없잖아요!?”

최철민이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얼씨구나 하는 표정을 지어 반문했다.

“당연하다. 어찌 사람이 마음을 내지 않고 살 수 있겠나? 하지만 마음도 마음 나름이지. 무위(無爲.무엇을 위하지 않으나 저절로 위해짐)의 마음은 시각 되지 않아서 자취가 없고, 유위(有爲.무엇을 위하기 위해서 억지로 행함)의 마음은 아무리 은밀히 행하여도 뚜렷하게 자취를 남기기 마련이다.”

“그럼 저의 탄트라 수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