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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칼럼]담배방이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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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칼럼]담배방이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

▲김종일전문기자
▲김종일전문기자
[글로벌이코노믹=김종일전문기자] 담배, 참으로 끊기 어려운 일종의 마약인가 보다. 피우지 말라고 해도 죽어라 피워댄다.

안방에서 건너방으로 쫓겨난 것도 모자라 거리로, 벼랑으로 내몰리면서까지도 포기를 모른다.
위기의 ‘골초’들이 이판사판식 끽연권 보장을 주장하며 동정표 얻기에 나서고 있다.

무슨무슨 연합이니, 운동이니하며 흡연권 보장을 위한 지지세력 확보에 나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심지어 헌법까지 들먹이며 행복추구권까지 거론한다.

서울 명동과 강남대로에서 서너 명씩 조를 이룬, 이른바 끽연자 스나이퍼들이 단속에 나서고 있어도, 비웃듯 담배 연기는 모락모락 도처에서 피어오른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골초잡이(?)로 1억 원이 넘는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전국 어딜 가더라도 곳곳에 금연구역 팻말이 나붙어 있다.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자간의 숨바꼭질이 연속된다. 흡연자가 범죄자로 전락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적법하게 담배 피우는 비용 ‘1개비 4120원’
조만간 다방, 산소방, 찜질방처럼 과태료와 꾸지람 걱정 없이 담배를 마음껏 피울 수 있는 ‘담배방’이 들어설 전망이다.

정부가 입법 중이거나 의원입법이 준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골초들이 담배방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현실적으로 흡연자들이 끽연을 위해 별도의 흡연공간이 마련된 고가의 커피전문점을 찾고 있는 실정에 비춰 본다면, 담배방 설치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흡연자들 주장에 따르면 법과 눈치를 피해 담배 한 개비 피우는 데 드는 비용은, 커피 값 4000원과 담배 한 개비가격 120원 등 4120원이다.

그들 말마따나 비싸도 보통 비싼 게 아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시간당 최저 인건비 4860원에 육박한다.

게다가 담뱃값 인상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는 실정이어서 담배방 만들기는 골초들 사이에서 얼렁뚱땅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정부, 담배 끊으라면서 생산은 끊지못해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흡연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피해액이 5조6396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끽연자들은 한 해 7조원 가량의 세수를 올리는 정부가 담배 피우지 말라면서도, 판매는 지속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흡연자 건강을 위해 배정한 돈은 고작 200억원에 불과하다고까지 구체적 액수를 들이민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언성을 높인다.

우울증과 자살로 인한 피해가 11조7000억원이라며 나름의 흡연 비교우위에 입각한 히든카드까지 흔들어 보인다. 극단적 주장이 돌출되고 있다. TV에서 끝장 토론을 하자고까지 한다.

골초들은 차라리 담배 끊고 우울증에 걸리기보다는, 맘 놓고 담배 피울 수 있는 담배방을 만들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해 달라며 청원도 불사할 태세다. 끽연자 건강을 위해 배정된 액수도 늘려 달라고도 한다.

“담배방이 블루오션산업” 주장하는 골초들

담배방이 심지어 블루오션산업의 지류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담배방이 들어서면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경제논리까지 들이대고 있다.

그들 속내를 들여 봤더니 제법 그럴싸하다. 고용창출은 물론이거니와 건물 구조변경에 따른 리모델링 산업의 활성화와 부자재 판매 증가, 첨단 정화기 산업의 발전, 거리 청결, 혐연권자 보호 등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비유가 다르겠지만 자구(字句)로만 놓고 볼 때 골초들의 주장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논리에 가까워 보인다.

미국의 경우, 담배산업에 종사하는 인원이 대략 230만명 정도라고 한다. 우리정부는 담배산업에 과연 몇 명이 일하는지조차 구체적으로 조사하거나 밝힌 적이 없다.

기왕에 정부가 담배가 유해하다고 판명한 이상 담배 생산과 수입을 중단해야하는 것 아닌가 여겨진다.

중단 못하는 정부가 사실상 독과점 시장을 형성해 놓고 담배를 버젓이 판매하면서 골초들만 나무랄 일은 아닌 듯 싶다.

우려되는 바, 만에 하나 담배방이 들어선다면 PC방 다녀온다고 2000원 달라는 아이처럼, 담배 피우러 담배방 갈 수 있도록 1000원 달라는 어른들이 늘어나는 웃지못할 사태를 면치 못할 것 같다.

한편, 지난해 6월 담배방이 들어선 이웃 일본의 경우 1회 이용료로 우리 돈 약 650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