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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철책 구멍,경계 강화 없었다" 거짓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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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철책 구멍,경계 강화 없었다" 거짓 드러나

초기 간첩 침투 가능성 무게… 2시간 가량 경계강화

▲임진년마지막날인31일강원도철원군중부전선최전방승리부대GOP소초장병들이영하25도가넘는맹추위가기승을부리는가운데경계병들이철책점검을하고있다.
▲임진년마지막날인31일강원도철원군중부전선최전방승리부대GOP소초장병들이영하25도가넘는맹추위가기승을부리는가운데경계병들이철책점검을하고있다.
[글로벌이코노믹=정치팀] 군 당국이 5일 강원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 절단 흔적을 발견한 즉시 해당 부대 간부들에게 '실제상황'임을 알리는 메시지를 급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간첩 침투 가능성을 대비해 2시간 가량 경계근무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철책 절단면이 당초 군에서 밝힌 것보다 컸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6일 군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강원 인제군 원통지역 최전방 군사분계선(MDL)의 3중 철책 중 남쪽 철책 일부가 절단된 흔적을 경계근무에 투입된 장병이 발견했다.

해당 부대는 이를 상급부대에 보고한 뒤 군단에서는 예하부대에 경계근무 강화를 지시하고 경찰 등에 상황을 전파했다. 이후 합동참모본부는 합동심문조를 편성해 절단된 철책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철책 절단 소식이 알려지자 국방부는 철조망 상단 윤형 철조망 한군데 한 가닥이 단절된 것을 발견해 현장 확인 결과 노후화로 인해 자연단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계강화 등의 조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군은 간첩 침투 또는 민간인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계강화를 하달하고 경찰 등에 협조를 요청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당부대 간부들에게는 '최전방 철책 절단 흔적 발견 실제상황'이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급파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통 인근 최전방 철책에 구멍이 뚫렸다는 보고를 받고 목검문을 실시했고 9시가 넘어 상황이 종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철책 절단 흔적이 국방부가 밝힌 한 가닥 수준이 아닌 외부 침투 가능성에 무게를 둘 만큼 컸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전방 철책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예비역 장교는 "자연 노후로 철책이 절단됐는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절단한 것인지는 육안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며 "한 가닥 정도 절단된 것을 두고 외부 침투 가능성을 염두해 경계강화 지침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철책 절단 흔적을 발견하기에 앞서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부대간 이동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당초 절단면을 묶어 놓고 이에 대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해프닝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 부대 이동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은 속단하기 이르고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