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는 이라크, 예멘 등 중동 지역에서 석유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나라는 소말리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국가 5곳에 해당한다.
다만 국내 인력이 투입되는 비정기적인 시추 작업에 돌입하면 각 광구의 동서남북별로 방범 초소가 설치, 현지 경비인력 2명씩 배치돼 보안이 강화된다.
더구나 최근 하울러 광구에서 대규모 원유가 발견된 만큼 보안 수준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탐사단계를 지나 상업적 생산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확대·구축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보안 시설도 함께 증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에 진출한 예멘에서는 10여명의 현지 군인들이 보안을 담당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석유를 생산하는 사업장 주변으로 바리케이드와 검문소를 설치해 오가는 인력들에 대한 검문을 강화한 상태다.
아직 예멘에서 납치, 피습 등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없었지만 송유관 폭발 등 시설 공격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보안이 유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력공사는 레바논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발전플랜트 건설 작업을 펴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국내 인력은 16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중동의 발전플랜트 사업장의 안전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현지법인에서 상황에 맞게 경비 인력을 세우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한석탄공사는 몽골 북서부에 있는 홋고르탄광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치안 사정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야간에만 경비 인력(1명)을 두고 있다. 홋고르탄광에는 관리인 격인 국내 인력 1명과 현지 인력 13명이 상주하며 본격적인 석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비교적 치안이 좋은 호주, 중국, 중남미 등에 진출해 있어 따로 경비인력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동 등 일부 지역의 치안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으로의 파견에 대한 직원들의 반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 파견될 경우 수당 등 인센티브를 추가적으로 받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이번 가스공사 사업장 피습 소식을 접하면서 추가 수당 규모와 상관없이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지역으로의 파견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장괴한 등의 공격으로 해외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면 생각보다 큰 피해가 발생한다"며 "현지 보안을 보다 강화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