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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기대' 기준금리 또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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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기대' 기준금리 또 동결

한은 6개월째 연 2.75%로…정부 경기부양과 '엇박자'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6개월째 동결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바닥을 다지는 수준이고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점 등 미약하나마 경기회복의 징후가 있다는 판단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경기부양 의지가 강한 상황이어서 일단 그 효과를 두고 본 뒤 추후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여력 비축'의 의미도 담겼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따른 대북 리스크 증가와 금융시장 불안, 아베노믹스로 인한 수출경쟁력 저하 등의 불안요인은 경기가 회복흐름을 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경기부양에 나선 새 정부와의 정책공조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한은이 경기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한은은 11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75%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리동결은 작년 11월 이후 6개월째 선택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지만 이후 현 금리수준을 고집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일부 불안요인에도 대내외적으로 회복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는 데 무게를 실은 결과다.
국내 경제를 보면 3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0.4% 증가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4.8% 늘어 1월(1.7%), 2월(2.6%)보다 확대했다. 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지만, 아시아, 중남미 등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다만 수입은 2% 감소해 침체한 내수경기를 반영했다.

2월 광공업생산은 0.8%가 감소해 두 달째 축소하고 설비투자와 소매액 판매지수는 18.2%, 0.1% 각각 빠졌다. 3월 취업자 수 역시 두 달째 20만 명대에 머물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경기회복에 무게를 실으면서 연내 양적완화를 종료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중국의 3월 수출이 10%나 늘어나는 등 경기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대북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아베노믹스로 인해 한국산 제품의 수출경쟁력 악화로 저성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한은의 결정은 당장 인하여부보다는 추가 경기침체에 대비해 정책여력을 확보하고 금리인하로 야기될 가계부채 악화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동성 등으로 볼 때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진다게 문제"라며 "정부가 꺼내 든 부양책이 2분기 내에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점검하면서 건전성을 아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인하는 정부가 지난달 28일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3%로 대폭 하향하고 17조원으로 추정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하는 등 경기부양 의지와는 분명한 엇박자다.

정부와 청와대,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박으로부터 한은이 '독립성'을 지켰다는 평가 속에서도 시장에서 '이번 금리결정은 현실감이 없다'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이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