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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새 정부 눈치보며 다이어트 나선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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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새 정부 눈치보며 다이어트 나선 대기업들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대기업들의 '계열사 줄이기'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경제 전망도 불확실하다 보니 몸집을 줄여 갑작스런 위기에 대응하고 전문성·실효성을 높여 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게다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은 지난 12일 비주력계열사 3곳을 합병하는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합병 대상은 IT 서비스업체 티시스, 골프장 운영업체 동림관광개발, 자산관리업체 TRM 등 3곳이다.

앞서 태광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방송제작업체 ㈜TPNS, 시설관리업체 ㈜템테크, 경영자문업체 ㈜THM컨설팅 등의 해산을 결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합병과 청산이 끝나면 태광그룹의 계열사는 44개에서 39개로 줄어들게 된다.

태광측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계열사가 너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계열사 숫자는 많은 데 그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는 계열사도 많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다양한 사업에 발을 걸치고 두각을 나타내는 사업들을 성장의 중심에 두는 전략을 취해왔지만, 더 이상 이 같은 전술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이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 성장사업을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 계열사간 합병, 분할 등 사업부문 조정이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경우 올해 초 SK C&C가 엔카네트워크를 합병했고 SK가스는 윤활유 탱크터미널 사업부문을 지허브주식회사(가칭)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중공업도 건설경기 불황에 건설사업 비중을 줄이고 주력 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배열회수 보일러 사업부문을 같은 그룹의 계열사 두산건설에 넘겼다.

또 강도높은 구조개편 작업을 진행 중인 동양그룹도 비핵심 자산과 비주력 사업부문을 차례로 매각 신 성장사업 부문인 화력발전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계열사가 너무 많으면 비효율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그동안 계열사를 다양화해서 그룹을 키우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었지만 이 같은 성장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계열사 줄이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상황 불확실성도 있지만 정부에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규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2013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은 62개, 계열사 수는 1768개다.

지난해 보다 대기업집단 수는 1개, 계열사 수는 63개 줄었다. 지난 2009년 현행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도입 후 대기업집단과 계열사 수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