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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요금제' 이통사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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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요금제' 이통사 '꼼수'?

사실상 데이터 사용료 올려...같은 용량쓰려면 요금 더 내야

▲LG유플러스,통신요금폭탄완전해방선언
▲LG유플러스,통신요금폭탄완전해방선언
[글로벌이코노믹=노진우기자] 이동통신3사가 최근 잇달아 망내 무제한 통화요금제(망내 무제한)를 선보이면서 그동안 '단말기 보조금' 과열경쟁으로 격화됐던 이통시장이 서비스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음성·메시지를 무제한으로 늘려 고객 가치 실현을 이루겠다는 계획이지만 해당 요금제 이면에는 치열한 보조금 경쟁으로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이통사들이 '망내 무제한' 요금경쟁을 통해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로 개편하려는 이통사의 전략이 숨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들 이통사들의 무제한 요금제를 보면, LG유플러스`LTE 음성 무한자유69'는 한 달에 6만9000원을 내면, 자사 가입자뿐 아니라 SK텔레콤이나 KT 가입자와 통화해도 음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요금제를 내놓아,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영업사원 등 음성통화량이 많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 요금제는 망내뿐 아니라 망외통화도 무료이며, 100분 내에서 유선전화와 인터넷전화(VoIP)로의 발신과 영상통화도 무료로 할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량은 5GB(기가바이트)이며, 이 요금제를 24개월 약정가입하면 월 1만8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는 월 5만1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SK텔레콤의 `T끼리 65' 요금제는 280분 내에서 망외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절반이 SK텔레콤 가입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망외보다 망내 무료통화 효과가 더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요금제는 기본적으로 5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24개월 약정가입하면 월 1만6750원을 할인받을 수 있어, 가입자는 월 4만8250원만 부담하면 된다. 통신요금이 한 달에 5만~6만원 이하로 나올 정도로 사용량이 많지 않고 데이터 사용량도 적은 `알뜰한' 사용자라면 SK텔레콤의 `T끼리 요금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타 통신사에 없는 `데이터 선물하기' 등의 강점도 누릴 수 있다. 또 3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려는 소비자도 SK텔레콤을 선택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KT `모두다올레 65' 요금제는 6GB의 데이터량을 매월 제공하며, 특히 이달에 소진하지 못한 데이터량은 이월되므로, 소진하지 못해 버리는 데이터량이 없는 셈이다. 망내통화뿐 아니라 영상통화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월 350분 내에서 망외통화도 무료다. 24개월 약정가입하면 월 1만6000원 할인받기 때문에 가입자는 매월 4만9000만원만 내면 된다.
따라서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람의 경우 데이터 제공량이 많고 이월도 가능한 KT가 유리하다. 태블릿PC 등에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는 데이터 쉐어링은 모두 3사 모두 추가 2개 회선까지 무료화됐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는 양사 모두 정해진 용량 안에서 요금제에서 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며 "음성을 통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음성 무제한 제공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주 매출로 삼겠다는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카오톡, 라인 등 무료 문자 서비스와 mVoIP, VoLTE 등 데이터 기반의 음성통화 탓에 문자메시지와 음성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이통 3사가 문자와 음성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양을 축소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LTE를 통한 빠른 통신과 풀 HD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콘텐츠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 데이터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 역시 데이터 중심의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문자와 음성을 통해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옮겨갔다"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장기적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통 3사는 기존 LTE 62요금제에서 SK텔레콤 5GB, KT와 LG유플러스는 6GB의 데이터를 제공했다. 하지만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이보다 비싼 6만5000원 요금제에서 같은 용량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TE 음성 무한자유 요금제를 사용하면 7000원을 더 내고 69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제공되는 데이터양은 5GB로 1GB 줄었다.

3G 요금제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데이터 제공량이 더욱 줄어든다. 기존 54요금제에서는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로 바꾸면 문자메시지와 음성통화를 무료로 사용하는 반면, 요금은 1000원을 더 내야 한다. 데이터 무제한도 이용할 수 없다. 데이터는 2GB(SK텔레콤), 2.5GB(KT)로 제한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3G 사용자에게는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지 않는다.

LTE 신규고객의 80% 이상이 LTE 62(통화시간 350분·데이터 5GB)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로 5GB 데이터 사용을 유지하려면 기본료가 3000원 더 비싼 65요금제 또는 7000원 더 비싼 69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는 통신사 주장에 갈수록 음성통화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통신비를 떨어뜨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밝혔다.

지난해 기준 가입자 한 명당 월평균 음성통화 시간은 175분가량. 2010년 204분에서 30분이 줄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말 150분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