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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42)]제8장, 욕망의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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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142)]제8장, 욕망의 본색

“뭐야 이 새끼!”

부지불식간에 달려드는 그를 본 한 사내가 다급히 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반격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사내가 주먹을 들어올리기도 전이었다.

최철민의 주먹과 발길이 한 순간에 날아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였다. 사내는 얼굴을 감싸 안았다가 이내 사타구니를 움켜잡고는 썩은 집단처럼 모로 쓰러졌다.

“아니?!”

그와 동시에 좀 떨어져있던 두 사내가 기겁을 했다. 그리고 포효했다. 마치 맹수처럼 최철민을 향해 돌진해왔다.

그러나 그들은 주먹 한 번 날리지 못하고 먼저 쓰러진 사내처럼 나자빠지고 말았다. 그들은 어디를 어떻게 맞았는지도 몰랐다. 바람같이 날아드는 단 한 번의 주먹과 발길을 피할 새도 없었다. 퍽! 퍽! 하고 연이어 터지는 소리와 동시에 맥없이 나가떨어졌던 것이다.

최철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처음 쓰러진 사내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려 하자 허벅지와 옆구릴 두 번 연속으로 가격해 아예 숨도 못 쉬게 기절시켜버렸다. 그리고 역시 두 사내도 같은 방법으로 정신을 잃게 했다.

그런 뒤 짊어진 배낭에서 테이프를 꺼내 손발을 묶고 입과 눈까지 모두 막아버렸다. 실로 엉겁결에 그것도 싸움질에 관한한 무적이라 자신했던 세 사내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강력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전광석화 같았던지 얼굴은 물론 나이며 키가 얼마가 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세 사내를 제압한 최철민은 즉시 차고에서 안채와 통하는 계단을 가볍게 뛰어올랐다. 밖에서 보면 차고가 1층이었으나 마당에서는 지하였다. 별로 넓지 않은 마당 잔디밭을 태연히 지나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가볍게 현관으로 다가가 철사 줄로 손쉽게 문을 열고는 성큼 마루에 올라섰다. 안방 문 앞에 다가가 슬쩍 밀어보니 다행히 잠겨져있지 않았다. 방 안엔 희미한 전등을 켜놓은 채 두 부부가 침대에 곤하게 잠들어있었다.

최철민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방안으로 성큼 들어서서는 지체 없이 테이프를 꺼내 늙은 여자의 입과 눈부터 막아버렸다. 그리고 그녀가 두 손을 허우적일 새도 없이 낚아채 팔목에 테이프를 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꽁꽁 묶어버렸다.

그 뿐이 아니었다.

늙은 그녀를 사정없이 주먹으로 양쪽 허벅지를 강타해 두 발을 버둥대지도 못하게 하였다. 워낙 순식간인데다 맞은 허벅지가 어찌나 고통스럽고 불식간에 당한 두려움이 숨을 멎게 해서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럴 즈음 그녀 곁에 곤히 잠들었던 영감이 이상한 낌새를 느꼈던지 부스스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을 노려보고 선 괴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어깨까지 치렁치렁 늘어뜨린 노란 머리카락에 깊숙이 눌러쓴 모자, 그리고 마스크.......강도라 직감한 영감이 기겁을 하고는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몸을 곧추앉기도 전이었다.

최철민의 주먹이 번개같이 날았다. 그리고 턱을 강타당한 영감은 맥없이 제 자리에 털썩 자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