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작업치료사, 환자 재활돕는 '제2의 의사'

공유
0

작업치료사, 환자 재활돕는 '제2의 의사'

[한정아 대표의 유망직업을 찾아서(4)-작업치료사]

투병 환자 정신·신체적 장애 치유…활동 영역 확대


[글로벌이코노믹=한정아 ACDC Consulting Group 대표] 필자는 호주에서 사는 동안 다행히 건강에 별탈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심각한 질병이나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거의 없다. 하지만 5년여 전 어느 날 다시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힘든 기억이긴 하나 필자의 딸아이가 지역신문에 대서특필되고 학교를 반년이나 중단해야 할 정도의 대형교통사고를 당했고 본의 아니게 수많은 의사, 간호사 그리고 치료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동고동락하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호주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가장 ‘HOT’한 스케줄은 무엇보다 금요일 저녁 동네 Community Hall에서 열리는 댄스파티일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금요일 댄스파티에 가기로 약속한 딸아이는 일주일 내내 파티에 가게 해달라고 졸랐고 딸아이 친구 엄마들과 협의해서 대표 엄마 한명이 아이들을 픽업해주기로 하였는데 그 엄마의 부주의로 댄스파티에 다녀오던 길에 사고가 나 어린 여자아이들이 모두 심한 부상을 당하게 되었다.

이후 필자는 직장을 사직하고 병원에서 반년 가까이 아이를 데리고 크고 작은 수술을 치르며 그야말로 가슴이 타는 시간을 보냈고 정형외과, 성형외과, 마취과 출신의 여러 의사들과 친절한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는 다행히도 큰 장애 없이 사고를 잘 극복하게 되었다. 그 당시 의사, 간호사분들 외에 너무나 경황없던 나를 잘 이끌어 주던 치료사들이 있었는데 그분들이 바로 작업치료사였고 그것이 필자가 처음으로 접했던 작업치료의 세계다.

당시 너무나도 친절하고 세심했던 작업치료사들은 물리치료사들과 함께 수술 후 완치되어가는 아이의 재활을 세심히 도와주었으며 몸의 기능적인 재활뿐만 아니라 심적인 재활까지도 꼼꼼히 체크하고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며 든든하고 흐뭇한 감동까지 느낄 정도였다.

▲소아환자를돕고있는작업치료사
▲소아환자를돕고있는작업치료사
이렇듯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의사, 간호사 혹은 물리치료사외에 드러나지 않게 활동하며 환자들에게 재활의 의지를 북돋아주고 도움을 주어 인생의 위기를 맞아 고전하는 이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는 작업치료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작업치료는 재활의학의 한 분야로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환자들의 장애현황에 맞게 적절한 작업을 통해 치료하는데 사고나 질병 등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그리고 작업적 장애를 다루게 된다. 작업치료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종류가 있다.

● 기능회복을 위한 작업치료: 근육의 힘과 관절의 운동을 증진시켜 사회생활에 독립적으로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 직업 전 작업치료: 환자의 흥미도와 능력여하에 따라 직업전환을 위한 전 단계 치료를 하며, 이후 전문적인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상태까지 이끌어 준다.

● 보조적인 작업치료: 환자로 하여금 수공예와 생산품을 만들어 내게 하는 등 남아있는 능력을 환자 자신에게 인식시켜 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 정신과적 작업치료: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현실을 인식하여 공동생활을 해 나갈 수 있게 치료한다.

위와 같은 작업을 통한 치료로 일반적인 병원치료 외에 환자들이 지루한 병원생활 속에 자신에게 가능하고 흥미로운 작업을 통해 무엇인가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작업치료사들이 주로 하는 업무이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하므로 희생정신과 봉사정신 그리고 근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하는 안정된 성격의 소유자가 작업치료사로 잘 어울린다.

작업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보건전문대학이나 일반대학에 개설되어 있는 작업치료학과를 졸업하고 작업치료사 국가시험을 통과하여야 하며 작업치료학을 전공하면 국가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작업치료사가 되면 보통 병원이나 의원의 작업치료실에서 일하며 재활원, 종합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 특수학교, 체육시설, 장애아동센터 등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사고나 재해를 당한 후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신체적, 정신적 기능을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작업치료사의 활동영역도 많이 확대되어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