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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진드기' 의심환자 사망에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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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진드기' 의심환자 사망에 '공포 확산'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목축업을 하는 농가로서는 '살인 진드기' 의심만으로도 너무 불안합니다."

16일 정오께 제주 서귀포시의 한 마을공동목장에 속속 모인 네다섯 농가들은 이처럼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이 공동목장에서 소를 키웠던 강모(73)씨가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로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였다.

강씨의 사망 원인이 아직 SFTS로 확진된 게 아닌 '의심' 단계지만 축산농가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한 농가는 "이곳 공동목장은 목초를 개간하지 않은 야초지가 많아 특히 진드기가 많다"고 걱정했다.

실제 이날 오후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 등은 해당 목장의 초지에 붙은 상당수의 작은소참진드기를 채집해 갔다.

이들 농가는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은 진드기 구제용 살충액을 연방 소에 뿌려댔다.

방역 차량까지 동원했지만 시커멓게 달라붙은 수많은 진드기는 없어질 줄 몰랐다.
행정기관에서는 축산농가에 소 한 마리당 20ℓ짜리 살충액 1통씩 지원해주고 있다. 이들은 '살인 진드기' 불안감에 최근 며칠 사이 진드기 구제에 1년치 살충액을 거의 살포한 상태였다.

다른 농가는 "매주 2회씩 구제에 나서야 하는데 지원량이 너무 적어 사비를 털어 살충액을 사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런 농가의 불안감이 반영돼서인지 최근 살충제 판매량이 점차 늘고 있다.

해당 지역 축협과 농약 취급 업체에서는 살충제가 하루 20∼30개씩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일부가 축산농가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나 말, 야생동물 등에 의해 진드기가 쉽게 전파되는 야산과 들녘에도 '살인 진드기' 여파가 미치고 있다.

주말마다 자주 들로 나가 고사리를 꺾는다는 강행순(51·여·제주시 삼양동)씨는 "처음엔 별로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지만 '살인 진드기' 의심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진짜 위험하구나 싶어 이번 연휴에는 고사리 꺾기 나들이를 삼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당국은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갈 때에는 기피제(모기약, 살충제 등)를 뿌리거나 긴 소매, 긴 바지, 다리를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해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바랐다.

야외활동 후에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진드기에 물렸을 경우 무리하게 뜯어내면 진드기 일부가 피부에 남을 수 있으므로 물린 것을 확인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