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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제창 무산 5·18 기념식 파행 불가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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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제창 무산 5·18 기념식 파행 불가피 전망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5·18 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의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국가보훈처가 기념식 본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하면서 예견됐다.
보훈처는 오는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 본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단의 공연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와 같은 방식이다.

그동안 지역 사회, 정치권 등의 질의에 묵묵부답하던 보훈처가 행사를 불과 이틀 앞두고 제창 요구를 거부하면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5월 단체가 행사에 불참하고 지역 시민단체가 천막농성을 벌이기로 한데다 합창단까지 기념식 참여를 거부하기로 해 파행 운영이 우려된다.

◇ 기념식 집단 '보이콧'

'5·18 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와 관련 3단체(5·18구속부상자회, 부상자회, 유족회)는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광주·전남진보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식 제창 공식화와 공식 기념곡 지정, 박승춘 보훈처장 사퇴 등을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기념식 당일에도 농성과 침묵시위, 100만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행사위와 5월 단체는 기념식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단체 차원에서 농성에 동참하지는 않지만 개별 회원들이 참석을 거부하거나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나서 부르는 등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해부터 5·18 기념식이 반쪽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시립합창단도 합창 거부…기념식 불참

광주시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게 돼 있는 시립합창단이 참석하지 않도록 결정했다.

보훈처가 여론을 무시하고 합창을 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항의의 의미로 풀이된다.

시는 그동안 기념식에서 합창이 아닌 참석자 모두가 함께 부르는 제창을 요구해왔다.

합창단의 공연 거부로 보훈처는 기념식을 하루 남겨둔 상황에서 새 합창단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과 2012년 5·18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시립합창단의 합창으로 불렸다.

◇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갈라선 5·18

5·18 기념식은 30주년인 2010년에도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식순에서 배제하면서 두쪽으로 갈라졌다.

5월 단체 관계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 주도의 기념식은 국립묘지에서, 행사위 기념식은 구묘역에서 열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 갈등이 본격적으로 부상한 것이다.

보훈처는 당시 기념식에서 흥겨운 경기민요 '방아타령'을 연주하기로 했다가 부랴부랴 민중가요인 '마른 잎 다시 날아나'로 대체했다.

5·18 기념식이 2003년 정부 행사로 승격된 이후 2008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은 본행사 때 공식 제창됐다.

그러나 2009년과 2010년에는 본행사에서 밀려나 식전 행사 중 합창단 공연으로 대체됐다.

2011년과 지난해는 본행사 때 합창단이 이 노래를 불렀다.

합창은 합창단이 공연하는 것이고, 제창은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부르는 형태다.

한편 5·18 기념식은 2003년에도 진보단체와 학생 등이 정부의 대미외교를 문제삼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식 입장을 막아 일부 차질을 빚었다.

◇ 제창 요구·기대 '물거품'

광주시 등 310개 기관·단체로 구성된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기념곡 추진대책위원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행사에서 제창하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광주시청에서 강운태 시장, 장휘국 교육감, 지역 국회의원, 5·18 관련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하고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새 지도부와 소속 의원 70여명은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을(乙)을 위한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5·18 기념재단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기념곡 지정 시도는 예산 낭비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우회적으로 제창을 요구했다.

그러나 보훈처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기념식은 긴장과 갈등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