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온라인 전용 자회사를 출범하기 위한 시스템 준비를 대부분 마쳤다.
한화생명이 자회사 출범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올해 안에도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온라인 보험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출범을 망설이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채널을 그냥 내부에 둘 지 자회사를 설립할 지 고민하고 있다"며 "시스템으로는 거의 완성된 상태이기에 상관이 없지만, 온라인 생명보험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어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설계사나 방카슈랑스와 같은 대면채널이 아닌 비대면 판매채널에 생명보험 주 타깃층인 4050세대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태블릿 PC를 활용한 전자청약에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4050세대가 직접 인터넷에 접속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본의 온라인 생보사인 라이프넷의 경우 출범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4년만에 보유계약 15만건을 돌파하고 지난해엔 출범 이후 처음 흑자를 시현하기도 했지만, 최근 한 자릿수 성장으로 돌아서며 하향세를 그리는 것도 해당 시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시장을 미리 선점하지 않으면 미래의 고객을 빼앗길 염려가 있다"며 "당분간의 투자를 각오하고 온라인 생보사에 투자를 할 것인지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보업계에서는 교보생명만이 지난 3월말 온라인 전용 자회사 e-교보생명(가칭)의 인가 신청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
e-교보생명은 비교적 상품이 단순한 저축성 상품이나 암보험 등을 판매할 예정이며, 한화생명도 만일 온라인 자회사를 출범시킨다면 이같은 상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의 온라인 자회사 설립 결심을 막는 또 하나의 고민은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보험사의 민원 감축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은 시점에서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높은 온라인 생보사의 출범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설계사가 없다는 특성 상 고객이 어떻게 약관을 꼼꼼하게 읽을 수 있게 할 것인가가 큰 고민거리"라며 "이같은 고민이 해결돼야 출범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