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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STX팬오션 사태에 회사채 시장 집중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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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STX팬오션 사태에 회사채 시장 집중 점검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임박하자 금융당국이 회사채 시장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다.

STX팬오션이 지난해 웅진 사태처럼 회사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경우 회사채 신속인수제 부활 등 다양한 회사채 안정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

7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을 의논한다.

앞서 지난주에 STX[011810]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STX팬오션 인수 의사가 있는지 알려달라면서 운영자금 2천억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팬오션의 부채는 선박금융 2조5천억원, 회사채 1조2천억원, 은행 채권 7천억원 등 4조4천억원에 달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팬오션의 회사채 등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법원의 관리하에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STX를 둘러싼 채권단과 금융당국간의 갈등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당초 채권단은 회사채 투자자들까지 보호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지만, 정부의 입김 등으로 결국 STX 계열사들의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였다.

일각에서는 STX 회사채와 관련한 방향을 금융당국이 잘못 잡았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는 것을 지나치게 우려해 시장 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 회사채 지원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등은 STX팬오션이 법정관리까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단의 지원을 종용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STX팬오션 법정관리시 1조2천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해 다른 취약 업종으로 회사채 불안이 퍼지 않도록 신경을 쏟는 분위기다.

◇회사채시장 위축 가능성에 당국 대책 부심

금융당국 관계자는 "STX팬오션 법정관리 결정 여부에 따라 회사채 시장이 어떻게 될지 보고 있다"면서 "개별 기업의 회사채에 대한 구제책은 고려하지 않지만 금융당국으로서 웅진 사태처럼 회사채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가게 될 경우 이 회사채에 투자한 사람들의 피해는 어쩔 수 없다"면서 "다만 조선, 해운, 건설 등 취약 업종의 회사채 발행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국이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은 관계자는 "STX팬오션의 법정관리로 회사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위가 신용보증기금 등을 동원해서 STX팬오션의 회사채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연이은 대기업 부실로 회사채 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정화 방안을 신중히 고려 중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취약업종인 건설, 조선, 해운 업종의 전체 회사채 발행금액은 총 1조9천15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39조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 늘었으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기업의 기초체력이 떨어져 차환(상환)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최근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기업들조차도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대규모 미달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당장 회사채 만기 도래로 차환 또는 상환 리스크를 겪을 가능성이 큰 기업들을 구제하는 대책으로 11년 만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부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산업은행이 인수해 줌으로써 기업의 상환 리스크를 줄여 주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 2001년에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산은은 발행 채권의 80%를 총액 인수하고 이를 담보로 프라이머리 CBO(P-CBO)를 발행해 기관투자자에 팔아 기업들을 지원했다. 나머지 20% 물량은 채권은행과 기업이 나눠 인수하도록 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가 부활하게 되면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 신용등급 'BBB' 이하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채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도 신용보강 등을 통해 우량 신용등급으로 발행된 P-CBO에 투자할 수 있어 투자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금융 당국은 기업 부문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채권은행 역할을 강화하고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을 강화해 부실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