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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생들도 인문학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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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학생들도 인문학 배워요

남양주 마석고 꿈심터 인문학특강 열어

[글로벌이코노믹=한상훈 기자] 서울을 벗어나자 이내 푸르른 신록이 시야 가득히 펼쳐지는 남양주시 화도읍은 수도권의 신도시답게 고층 아파트촌이지만 주변 환경이 정갈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마석고등학교(박랑자 교장)는 2011년 1월 11일 모두 36학급(특수 3학급)으로 설립인가를 받아 출발한 신생학교로 2년 전 입학한 학생들이 3학년을 맞이하는 젊고 패기 넘치는 학교이다.

이 학교에서는 “지역공부방”을 운영하는데 이름하여 마석 꿈심터이다. 꿈심터란 꿈을 심는 곳이라는 뜻으로 지난 531일부터 인문학특강이 열리고 있어 화제다. 첫 강좌는 인문학 책 읽기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김영 인하대국어교육과 교수의 강의를 시작으로 매주 1회씩 모두 12강좌가 진행되며 강의 주제도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 마석고 인문학특강에서 "명치정부를 선양한다는 <국위선양>에 대해 강의 하는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사상”, “ 백범김구 선생은 왜 남양주에 왔을까?”, “비틀즈는 알고 임방울은 몰라도 되나?”, “논리의 창 수학의 세계” “희곡, 시나리오, 극본, 다큐멘터리의 이해등 일반인들도 솔깃할 만한 알찬 내용으로 올 118일까지 강좌 일정이 잡혀있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67일은 인문학 두 번째 강좌로 우리 문화속의 일본문화 잔재라는 주제로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의 특강이 있었다. 이 소장은 학생들에게 즉석 퀴즈를 내는 등 시종일관 흥미로운 진행으로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이야기 했는데 60여명의 학생들은 강의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질문을 하는 등 학생들의 우리말 사랑정신이 뜨거웠다.

강의를 들은 진가연 학생은 나도 모르게 흔히 쓰던 말이 일본이 남긴 흔적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가 겉으로는 해방이 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해방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쓰고 보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때는 국립국어원에 질문을 하고 만약 그 답이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질문하여 우리말을 하나씩 바로잡도록 나부터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 인문학 특강을 하는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

또 윤대산 학생은 이윤옥 교수님께서 유관순 열사 말고 알고있는 여성독립운동가가가 있느냐고 물었을 모두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유관순 열사 말고도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많은 여성독립운동가가 있다고 하셔서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제가 한심스러웠고 이제부라도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이진동 부장교사(꿈심터 담당)는 "요즈음 학생들은 입시 공부에 치우친 나머지 책 읽을 기회가 없다. 그래서 인문학 강좌를 통해 책 읽기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이번 강좌를 마련했다. 막상 강좌를 시작하고 보니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 고 했다.

마석고는 교훈이 창의(創意)와 지혜(智慧)인데 특히 창의적 교육과정을 보면 다양한 집중과정 개설,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수요중심의 방과 후 학교 운영, 과목 선택권 확대라는 항목이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기자가 잠시 들른 학교에서 마주치는 학생들마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모습이 건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예절교육이 죽었다고 하는 요즈음 예절을 지키는 마석인을 실천하는 학생들 모습 속에서 신생학교의 기틀을 잡고 알찬 학교를 만들려는 교사들의 마석사랑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

▲ 인문학특강 첫 강의를 한 인하대 국어교육과 김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