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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비자금' 이재현 회장 17시간 조사…"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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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비자금' 이재현 회장 17시간 조사…"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CJ그룹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이재현 회장이 26일 17시간여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전날 오전 9시35분께 이 회장을 불러 500억원대 탈세 혐의와 600억원대 횡령, 350억원대 배임 혐의 등에 대해 이날 새벽 2시25분까지 17시간여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회장은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600억원대 횡령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과 관련해 (혐의를) 얼마나 인정했느냐'고 묻자 "임·직원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재벌 수사를 바라보는 국민들께 하고 싶은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시 한번 국민들께 심려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이 회장을 상대로 CJ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와 해외 법인 등을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규모, 은닉 여부 등과 함께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히 CJ그룹이 홍콩,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싱가포르 등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과 페이퍼컴퍼니 등을 설립한 시점과 목적, 실질 운영 주체, 자금 거래 내역 등을 추궁했다.

이 회장은 1998~2005년 CJ제일제당의 가공·위장거래 방식으로 회삿돈 600억원을 횡령하고 해외 법인이나 페이퍼컴퍼니 등이 개설·관리하는 차명계좌로 자사 주식을 거래하면서 510억여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회장이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수백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팔면서 회사 내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거나 외국인 자본을 가장해 시세를 조종, 차익을 챙겼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소재한 빌딩 2채를 차명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CJ 일본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 측에 350억여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서미갤러리를 통해 해외 미술품 1422억원어치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부풀리거나 거래 내역을 누락하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운용·세탁한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한 뒤 재소환 여부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이 회장의 범죄 혐의가 무겁고 액수가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날이나 다음날께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