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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뉴욕정치인, LG전자 사옥 건설 반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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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뉴욕정치인, LG전자 사옥 건설 반대 '왜?'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LG전자가 뉴저지 잉글우드클립스에 추진중인 북미본사 신사옥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LG의 신사옥안을 비판한데 이어 뉴욕의 유력 정치인 두명이 뉴저지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에게 이를 무산시킬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전국적인 이슈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3일 ‘팰리세이즈를 망치지 마라(Don't Spoil the Palisades)’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허드슨강 건너 팰리세이즈 숲의 풍치는 뉴욕과 뉴저지 주지사들이 100년 넘게 보호해온 곳”이라면서 “잉글우드클립스 타운이 35피트의 고도제한규정을 143피트로 대폭 완화해주면서 LG전자의 미주본사 빌딩 상층부가 팰리세이즈 숲 위로 튀어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소송과 함께 최근 토마스 킨 등 전직 뉴저지 주지사 4명이 LG전자 부회장에게 건물 높이를 줄여달라는 편지를 발송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직주지사들은 팰리세이즈의 숲 조망 훼손과 대형건물들의 증축을 부추기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LG전자의 27에이커 부지는 층수를 낮춰도 충분한 오피스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환경보호국의 간부인 주디스 엔크가 LG전자 신사옥은 그랜드캐년에 사무빌딩을 짓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 건축안을 변경하여 역사와 환경, LG전자의 이미지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아울러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사설이 실린지 사흘만인 26일 이번엔 스콧 스트링거 맨해튼 보로장과 루벤 디아즈 주니어 브롱스 보로장이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지난 수백년간 뉴저지 주민들과 뉴욕 주민들은 팰리세이즈 숲의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우리는 귀하가 직접 LG전자측에 팰리세이즈 숲을 보존할 수 있는 해결책이 만들어지도록 관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LG전자는 팰리세이즈 숲의 멋진 경관을 즐길 권리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브롱스 커뮤니티보드8과 맨하탄 커뮤니티보드12와 연대해 팰리세이즈의 풍치를 보호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LG전자의 존 테일러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크리스티 주정부의 적절한 승인을 통해 진행되는 사업”이라면서 “뉴욕의 정치인들은 뉴저지의 경제적 이득에 하등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번 서한은 뉴욕을 중심으로 한 반대세력이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버겐카운티의 캐스린 도노반 카운티장과 잉글우드 클립스의 조센 패리시 주니어 시장은 LG신사옥이 고용과 세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신사옥 프로젝트를 지지해 왔다. 지역 노조지도자들도 지난 5월 계획안을 찬성하며 반대자들을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움직임은 LG전자의 신사옥 프로젝트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뉴저지와 뉴욕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특히 전국지인 뉴욕타임스가 사설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직 뉴저지 주지사들의 반대가 뉴욕타임스의 사설을 이끌었고 뉴욕의 두 보로장이 사설의 영향을 받고 공개편지를 쓰는 등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도 우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뉴저지 팰팍의 서희정씨는 “연초까지만 해도 뉴저지 지역언론이 보도하는데 그쳤지만 시간이 가면서 유력 정치인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뉴욕타임스까지 사설로 지적한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록펠러가문이 100년전 대규모 부지를 기증해서 보호한 자연을 한국의 재벌기업이 훼손한다는 오해를 받는 것도 찜찜한 부분이다. 뉴욕의 박정현씨는 “자칫 이번 일로 한인사회와 한국의 이미지까지 영향을 받을까 걱정된다”면서 “LG전자가 친환경건물을 짓는다고 했지만 어쨌든 풍치 훼손논란을 벗어나기 힘들다. 미국에서 환경 문제가 이슈가 되버리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