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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휴대폰 가격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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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휴대폰 가격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평균 415달러로 세계평균의 2.5배…지난해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글로벌이코노믹=노진우기자] 한국이 휴대전화 평균 판매가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확인됐다.

최근 연합뉴스에의하면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의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의 휴대전화 평균 판매가(ASP)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415달러(약 46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평균인 166달러(18만5000원)보다 2.5배나 높은 수치이며, 390달러를 기록한 일본이 2위, 캐나다(350달러), 미국(323달러), 노르웨이(281달러), 덴마크·독일(이상 278달러), 룩셈부르크·스웨덴(이상 275달러), 호주(270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67.6%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평균인 14.8%보다 4.6배 높으며 2위인 노르웨이(55%)보다도 앞선다. 일본(39.9%)과 미국(39.8%)은 40%가 못됐고, 중국은 세계 평균보다 조금 높은 19.3%로 한국보다 낮다.

보고서는 향후 2017년까지 각 나라의 휴대전화 ASP를 예측한 결과, 한국의 ASP는 2013년 452달러, 2014년 419달러, 2015년 415달러, 2016년 411달러, 2017년 416달러 등으로 계속 400달러 이상을 유지할 전망됐다.

ASP는 제품의 원가나 영업·마케팅 비용은 고려하지 않은 도매가 기준의 판매가격이다. 판매된 단말기의 평균값인 만큼 한 국가의 ASP가 높다는 것이 개별 제품의 판매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뜻은 아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ASP가 높은 것은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 중 스마트폰 비중이 높고 얼리 어댑터(Early Adaptor)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의 휴대전화 ASP가 높은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스마트폰이 전체 단말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들 국가는 특히 LTE나 LTE-A, 대화면 등 최신 기술에 고가를 지급할 준비가 돼 있는 얼리 어댑터의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스마트폰 중에서도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 작년 국내에서 판매된 휴대전화 중 190달러 이하 중저가 제품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반면 3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Premium)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2.3%나 됐다. 나머지는 26.7%는 191~299달러 수준의 고가(High) 제품이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高)사양 제품에 집중하는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ASP가 높은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53%를 점유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전략 제품을 한국에 먼저 선보이는 것을 고려해 볼 것을 권한다"며 "어떻게 얼리 어댑터들이 이들 제품에 반응하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경우, 한국인들이 지난해 평균적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싸게 샀고, 같은 휴대폰이라도 외국보다 비싸게 사는 데다, 고가의 스마트폰을 자주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전망:휴대전화, 월드와이드’ 보고서에서 한국의 프리미엄 폰 평균 판매가(ASP)는 643.3달러(73만6000원)로 조사 대상 48개국(혹은 지역) 중 홍콩(814.6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의 경우 올해 560.2달러, 2014년 534.7달러 등을 거쳐 2017년에는 478.9달러(약 54만8000원)까지 낮아져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보고서에서 휴대전화를 중·고 사양의 스마트폰인 프리미엄 폰과, 중·저 사양 스마트폰인 베이식 폰, 피처폰과 일부 저사양 스마트폰을 포함한 유틸리티 폰 등 세가지로 나눴으며, 한국은 베이식 폰에서도 일본(268.0 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평균판매가가 높아 182.8달러(20만9000원)였다.

베이식 폰의 평균판매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는 뉴질랜드(159.7달러), 싱가포르(145.3달러), 호주(135.2달러), 영국(130.3달러), 아르헨티나(126.1달러), 서유럽 기타(120.6달러), 노르웨이(116.8달러), 핀란드(115.8달러), 덴마크(114.4달러) 등이었다.

프리미엄 폰과 베이식 폰의 상위권 국가가 대부분 다른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이 두 카테고리 중 하나를 중심으로 형성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국은 프리미엄 폰과 베이식 폰 모두 2위를 차지한 것은 중·저가 이상의 스마트폰이 고르게 비싸게 판매된다는 뜻이다. 전체 가격대의 스마트폰에 가격 거품이 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동일한 스마트폰 모델이라도 외국보다 국내에서 비싸게 팔린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복잡한 휴대폰 보조금 정책 아래 얼핏 싸게 사는 듯 보이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비싸게 사는 셈이 된다. 또한 시장 전체로 볼 때 고가의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데다 자주 바꾸는 현실도 반영된 수치로 추정된다.

지난해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7%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인구 100명당 스마트폰을 67대 쓴다는 뜻으로 2008년 0.9%에서 74배나 급성장한 것이다.

이는 최신 모델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의 기호와 신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 삼성·LG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제조사의 잇단 신제품 출시, 세계 최고의 초고속 무선망 보급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

또한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릴린치증권의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GWM)의 자료를 토대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휴대전화기를 산지 1년 안에 바꾼다고 밝혔다.

국내 가입자 중 1년 이내에 약정을 해지하고 단말을 교체하는 사람은 연간 150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28.0%로 추정됐다. 이는 일본의 3배를 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