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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은 천명이고 천명은 곧 섭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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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은 천명이고 천명은 곧 섭리야"

[정경대의 의학소설-생명의 열쇠(52)]

생명의 열쇠(52)


7. 토굴 속의 은사


"하늘의 뜻은 천명이고 천명은 곧 섭리야"


[글로벌이코노믹=정경대 한국의명학회장] 소산은 그이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얼핏 생각하면 담배가 몸에 좋다는 말 같기도 해서 무어라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담배 논쟁을 할 수도 없고…….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니 굉장히 깊은 철학을 말하는 것 같았다.

“하늘의 섭리가 생명을 지탱해주고 늙음을 주고 병을 죽고 죽음을 주는 것이지 담배가 그러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 담배 보다 문명이 더 문제야! 대기오염, 전자파, 음식, 거기다가 치열한 경쟁으로 받는 스트레스…. 이런 것들이 담배보다 더 무섭지. 그러나 하늘의 뜻은 만 가지 병을 이기게도 하고, 만 가지 병을 주어서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

소산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인공위성이 달에도 가고 화성에도 가고 사람의 속을 거울처럼 들여다보는 세상에 하늘의 뜻 운운하는 것 자체가 고리타분했다. 하늘의 뜻은 신의 뜻일 테니 죽고 사는 게 신의 마음에 달렸다면 신만 의지하면 만사가 형통할 것을 굳이 아등바등 세상 살 필요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네, 내가 하늘의 뜻이라 하는 말을 듣고 혹시 하느님, 부처님, 신선, 조상 뭐 이런 거 생각하는 거 아니야?”

깜짝 놀라게 하는 말이었다. 마치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방금했던 생각을 귀신같이 꼭 집어서 말한 통에 어안이 벙벙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솔직히 선생님 말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특히 하늘의 뜻이란 말씀이…….”

“당연하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도 아니고 하늘의 뜻이란 의미를 요즘 세상에 알아들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하늘의 뜻이 신의 뜻을 의미하지 않으면 굉장한 철학이 있는 것 같은데요?”

“굉장한 철학이지 철학의 근원이랄 수도 있고 또 과학이기도 하지.”

“말씀해주십시오. 말씀을 들으니 하늘의 뜻이 신을 두고 하는 말씀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만?”

“이제 알아들었군, 그래! 그러나 신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신이란 게 꼭 인격적인 무형의 실체라고만 정의할 수는 없지. 나뭇가지를 흔드는 것은 바람이고 바람을 불게 하는 힘이란, 즉 어떤 에너지를 신이라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래서 풍신(風神)이란 말도 있고 하여간 내가 말하는 하늘의 뜻이란 천명이고 천명이 곧 섭리인 게야!”

“네? 섭리 요?”

“그렇다 섭리! 내가 말하는 섭리란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하고 태양계가 북극성을 공전하면서 변화시키는 기후와 에너지다. 이것을 황제내경에서는 사시(四時)라고도 하지. 사시에 의해 기후와 에너지가 변화하고 기후와 에너지의 성질에 따라 천지자연이 변화한다. 그러므로 인간 역시 사시의 변화규율에 상응해서 체질이 정해지고 생명을 잇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다. 문명도 사시의 영향 하에서 진화한다. 그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이어서 그 어느 누구도 그 어느 것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니 옛 사람들이 인간사의 승패나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을 제다 하늘의 뜻에 있다 했던 것이다.”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hs성북한의원 학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