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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출토된 이상한 그릇들은 소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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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출토된 이상한 그릇들은 소변기(?)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63)]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1959년 3월 부여 군수리에서 오늘날 좌변기 같이 길쭉하게 생긴 이상한 그릇이 출토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임금이 쓰던 매우틀과 비슷한 모양인데 아마도 방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본 다음 양쪽에 달린 손잡이로 내용물을 버리지 않았을까요? 이는 궁궐이나 절에서 지위가 높은 여성들이 썼을 가능성이 있는 휴대용 소변기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휴대용 소변기로 추측되는 부여에서 출토된 백제 유물들 / 남성용 호자, 고용 소변기, 여성용 소변기(시계방향)
그런데 이후 1979년 3월 역시 부여 군수리에서 더욱 이상한 모양의 그릇이 출토되었습니다. 마치 동물이 앉아있는 모습인데 얼굴 부위에는 둥그렇게 구멍이 뚫려있지요.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이것은 ‘호자(虎子)라고 부른 남성용 소변기로 짐작합니다. 그 까닭은 중국에서 이와 비슷한 것들이 발굴되었는데 문헌에 오줌통이라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중국역사서를 보면 옛날에 기린왕이라는 산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거기에 오줌을 누었다고 전하며, 새끼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호자라고 부른 듯합니다.

그런가 하면 부여지방에서 출토된 또 다른 모양의 그릇도 있는데 항아리 모양에 앞에는 구멍이 뚫려 있으며, 위에도 구멍이 있지만 뚜껑이 있습니다. 이 그릇은 모양새로 보아 앞의 구멍에는 남자들이 오줌을 누고, 위에는 여자들이 누는 남녀공용 요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백제 사람들이 다양한 소변기를 만들어 썼다면 아마도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멋을 부리고 풍류를 느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뛰어났을 백제인들의 예술을 지금 제대로 볼 수 없음이 매우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