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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은 불황기, 조선은 활황기. 도데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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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은 불황기, 조선은 활황기. 도데체 왜?

-바닥친 선가! 상승전에 사놓자는 해운사로 인해

[글로벌이코노믹= 허경태기자] 해운사는 조선사의 주 고객이다. 해운사가 잘돼야 선박 발주가 늘고 조선업이 활기를 띨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사의 경기는 바닥을 헤메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 1위를 자랑하던 한진해운은 지난 해 1조가 넘는 결손을 기록했다. 또 오죽하면 국내 3.4위 해운사가 맥을 못추는 상황이 되었을까?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국내 조선업은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자고나면 굵직한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조선업은 바닥을 치고 이제 상승기류를 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실직이 24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액 기준으로는 전세계 1위이다. 지난해 극심한 조선업 불황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이 수주목표액 70%도 채우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수기를 맞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이상현상은 왜 발생했을까?

이같은 현상에 대해 조선업계는 "현 시점에서의 선가가 워낙 싸게 형성이 되어 있어서 일 것이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선가가 싸게 형성이 되어 있고, 향후 선가가 상승할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해운사 들이 금융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선가의 마진은 예전 호황기에 비해 1/3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고연비의 선박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과 날로 강력해져 가는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을 찾는 해운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 복합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해운사와 같은 글로벌 위기를 겪으며, 침체기 속에 빠져든 조선업이 선박 외에 플랜트 사업 등 상품의 다양화 같은 자구책으로 발빠르게 대처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 조선업 1위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올 해 총 수주액 198억불 중 50%인 99억불이 선박이 아닌 플랜트 사업 등에서 수주한 금액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드릴쉽 2척을 수주하는 등 연이어 잭팟을 터뜨리고 있고,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달 대형 잭업리그를 수주하는 등 선박부문이 아닌 곳에서도 적지않은 수주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소화된 것은 아니기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수주에도 나름대로 신경써야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 이미 올해의 목표 수주액을 초과해야 맞지만, 플랜트 등 대형 사업이 세계 시장 흐름을 살펴보며 발주를 보류하고 있어, 수주액이 목표액을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투자 등에 영향을 미쳐 미온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있어 조선업도 수주액에 자만하지 말고, 구조적인 혁신을 거쳐 내실을 기하면서, 내일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